교육부, 3단계 대응방안 마련
단계별 대처 가이드라인 전달
무단 이탈시 시험포기자 간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7일 지진이 날 경우 해당 정보가 바로 시험장에 전파된다.
교육부는 수능을 안전하게 치르기 위해 이영 차관을 반장으로 하는 비상 전담반(TF)를 운영하고, 지진 발생 3단계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고 8일 밝혔다.
우선 교육부는 수능 전날부터 기상청 국가지진화산센터에 비상근무자를 배치키로 했다. 지진 정보를 신속히 시험장에 전하기 위해서다. 비상근무자는 지진이 발생하면 인터넷과 휴대폰 문자메시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활용해 재빨리 85개 시험지구와 1,183개 시험장에 지진 규모와 발생 시각 및 장소, 단계별 대처 가이드라인을 전달한다.
가이드라인은 3단계로 나뉘는데, ‘가’ 단계는 진동이 경미해 시험을 멈출 필요가 없는 경우이고, ‘나’ 단계는 진동은 느껴지지만 안전에 대한 위협이 없어 일시적으로 책상 밑에 대피한 다음에라도 시험을 재개할 수 있는 경우다. 반면 마지막 ‘다’ 단계는 진동이 커 실질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다. 다 단계가 통보된 시험지구 학교의 시험장 책임자는 일단 학생들을 운동장으로 대피하도록 유도한 뒤, 상황을 봐가며 추후 조치를 결정해야 한다. 대처 단계는 미리 마련된 프로그램에 의해 시험지구별로 자동 산출된다. 지진 규모와 진앙지로부터의 거리 등이 단계에 반영되는데, 진앙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진동이 적어서다.
지진이 발생하면 수험생들은 시험장 책임자나 시험실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책상 밑으로 대피하고, 진동이 멈춘 뒤에는 다시 감독관 지시에 따라 자리에 앉게 된다. 필요하면 10분 내외의 안정 시간을 거친 뒤 시험을 계속 치르게 된다. 시험 종료 시간은 대피와 안정 시간만큼 연장된다. 교육부는 시험지구별로 통보된 시험 종료 시간을 감안해 문답지 공개 시간을 조정한다. 만약 지진이 경미해 시험 속개가 가능한데도 수험생이 감독관 지시를 따르지 않고 교실 밖으로 나가면 시험 포기로 간주된다. 불안감을 호소하는 수험생은 별도 교실에서 전문 상담 교사의 도움을 받으며 시험에 계속 응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여진이 지속되고 있는 경주 지역의 경우 시험장에 이동식 가속도계를 설치하고 전문 연구팀을 배치해 실시간으로 지진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하도록 했다. 경북도교육청도 자체 비상점검단을 경주교육지원청에 설치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수능 당일 경주에 배성근 대학정책실장과 지진 및 소방안전전문가를 보내 비상점검단 운영을 지원하는 한편, 지진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복도 감독관과 전문 상담 교원을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