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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에 기댄 코리아세일페스타 ‘찔끔 약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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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에 기댄 코리아세일페스타 ‘찔끔 약발’

입력
2016.11.0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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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매출 36.6%나 늘었지만

백화점ㆍ마트 8.8%ㆍ0.5% 증가 그쳐

유통사 수익성 되레 악화 우려도

정부가 주도하고 민간이 함께 한 대형 할인 행사 ‘코리아세일페스타’가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저조한 성적표를 내 놨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면세점 업계를 제외하면 내수 경기 활성화와 소비 진작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9월29일부터 10월31일까지 33일간 진행된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 동안 주요 참여업체 매출은 8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 늘어났다. 정부는 코리아세일페스타로 4분기 민간소비지출이 0.27%포인트 올라가고 국내총생산(GDP) 역시 0.13% 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행사에 참가한 주요 유통업체들의 업태별 매출 실적을 보면 외국인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면세점과 내국인들이 많이 찾는 백화점ㆍ대형마트의 온도차가 극명했다. 면세점은 지난해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10월1일~11월2일) 행사 기간에 비해 매출이 36.6%나 늘었다. 그러나 백화점 매출은 8.8%, 대형마트는 고작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졸속으로 진행됐던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행사 기간 동안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24.7%와 2.7% 늘어났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행사 실적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갑작스럽게 준비됐다는 비판을 받자 올해는 지난 4월부터 산업부를 비롯 범부처 차원에서 코리아세일페스타 행사를 준비해 왔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대형 할인 행사를 열면 소비자 주목도를 높여 매출은 어느 정도 늘어나게 돼 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장기간 준비한 대형할인 행사라고 하기에는 매출 상승세가 크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행사의 초점이 지나치게 중국인 관광객에 맞춰져 있어 국내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주요 유통업체들이 행사 중 파격세일 기간을 중국 국경절(10월1~7일)에 맞추는 바람에 국내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이끌어 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또 이번 행사가 아니면 살 수 없는 다양한 제품을 할인하기 보다는 재고떨이 수준의 세일 행사가 반복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끄는 데도 실패했다.

할인 행사로 유통사들의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잖다. 위탁판매 보다 직매입 구조를 늘려가는 대형마트의 경우 할인 금액은 고스란히 수익성 악화로 연결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 업계는 이번 행사로 매출이 크게 늘지도 않았다”며 “연말결산을 해 봐야겠지만 수익성측면에서는 오히려 더 손해를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소비 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할인 행사도 약발이 안 먹을 정도로 전반적인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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