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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의 관전 노트] 백이 위기를 넘겼다

입력
2016.11.0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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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박정환 9단

흑 탕웨이싱 9단

큰기보
큰기보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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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9> 박정환이 앞 장면에서 우변을 A로 나가 끊는 결정타를 놓치고 중앙 부근을 먼저 두다가 탕웨이싱으로부터 날카로운 반격을 당해서 바둑이 갑자기 이상해졌다. 막상 1로 끊기자 아래쪽 백돌 전체가 위험해졌다. <참고1도> 1로 두는 건 2로 단수 친 다음 4로 한 칸 뛰는 수가 있어서 우변 백돌이 고스란히 흑의 수중에 들어간다. 이건 물론 단박에 역전이다.

지금까지 비교적 빠른 속도로 나오던 박정환의 손길이 갑자기 멈췄다. 하지만 아무리 궁리해도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 30여 분의 장고 끝에 먼저 2로 우변을 들여다 본 게 그나마 최선의 응수다. 흑이 B로 받아준다면 이제는 <1도>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백이 무사히 연결할 수 있다.

탕웨이싱이 당연히 반발했다. 3으로 밀고 나가 4 때 5, 7을 선수한 다음 9로 뻗어서 백돌을 몽땅 잡아 버릴 태세다. 하지만 이 같은 강공책은 흑도 큰 부담이다. 백 대마를 계속 공격하려면 10, 12 때 11, 13으로 물러서야 하는데 이렇게 미리 손해를 많이 보고도 백을 잡지 못한다면 큰일이다.

그래서 박정환이 14로 단수 쳤을 때 탕웨이싱이 한 호흡 멈추고 먼저 15를 둬서 백의 응수를 물었다. 백이 C로 받아준다면 이젠 정말 D로 백 한 점을 따내서 백 대마 전체를 잡으러 가려는 생각이다. 박정환도 거기까지는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했는지 16, 17을 교환한 후 18로 흑 한 점을 따내서 백 대마를 확실히 살렸다. 백이 일단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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