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글돌(비글과 아이돌의 합성어)’.
2014년 데뷔 때부터 그룹 마마무를 따라다니던 수식어다. 한시도 가만 있지 못해 주인도 통제하지 못하는 견종 비글처럼 무대 위에서만큼은 네 명의 멤버 모두가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서였다. ‘피아노 맨(2014)’ ‘음오아예(2015)’ ‘넌 is 뭔들(2016)’등 마마무를 실력파 걸그룹으로 만든 히트곡 무대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이 수식어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확 변했다. 7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 4집 미니앨범 ‘MEMORY’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 모습을 드러낸 마마무는 “무게감을 보여주겠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한 마디로 “탈(脫) 비글”이란다. 쇼케이스 사회를 맡은 가수 일락이 “혼이 난 비글이 잠시 얌전해진 것 같다”고 하자 멤버 화사는 “늘 재기발랄하고 밝은 이미지였다. 이제는 고혹적이고 차분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선택한 콘셉트가 ‘섹시’다. 그렇다고 무분별한 노출 같은 선정적인 면만을 내세우는 여느 걸그룹의 섹시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게 마마무의 설명이다. 문별은 “한 마디로 ‘씩씩 섹시’”라며 “마마무의 건강함을 앞세운 콘셉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솔라는 “섹시함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표현하는 방식이 건강함이라 더 좋다”고 덧붙였다.
멤버들은 타이틀 곡 ‘데칼코마니’ 뮤직비디오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키스 장면에 도전했다. 무대에서 천방지축 뛰놀던 멤버들로선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키스신 촬영 현장을 담은 영상을 함께 본 멤버들은 저마다 키득거리기 바빴다. 솔라는 “(키스를)실제로 한 것도 아닌데 민망하고 부끄럽고 미치겠더라”며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솔라는 현재 MBC 예능프로그램인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가상 부부로 출연 중인 에릭남이 언급되자 “남편(에릭남)이 보고 있겠지만 일이니까 해야 한다”며 부끄러운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남편이 통장에 돈이 찍히는 걸 보면 다 이해하게 될 것”이란 말로 폭소를 유발했다.
귀를 휘어잡는 가창력은 물론 특유의 강렬한 퍼포먼스도 여전하다. 미니앨범에도 멤버들의 자작곡을 포함한 8곡을 수록하는 성실함까지 갖춰 대중 앞에 섰다. 연이은 앨범 히트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선 “극복할 대상이다. 모든 걸 쏟아 부었기 때문에 분명히 좋아해줄 거라고 믿는다”는 당찬 대답이 돌아온다.
‘섹시함’이란, 시도해보지 않은 옷을 입은 것뿐 ‘당당함’이란 마마무의 뿌리는 여전하다.
“어떤 제약도 없이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많은 사람들이 아주 오랜 시간 우리 노래를 찾게 만드는 게 목표니까요.”(솔라)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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