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발표 후 ‘예측시장’ 급변
클린턴 당선 확률 80%대 회복
‘투표일을 이틀 앞두고 클린턴 진영의 먹구름이 걷혔다.’ 미 연방수사국(FBI) 제임스 코미 국장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이메일 재수사에 대해 6일 오후 무혐의 결론을 내린 직후, 뉴욕타임스가 내린 결론이다. 지난달 29일 코미 국장의 급작스런 재수사 결정 이후 지지율 격차 축소 등 수세에 몰렸던 클린턴 진영이 한시름 놓게 됐다는 분석이다.
코미 국장의 발표가 휴일 오후에 예고 없이 나온 만큼 7일(현지시간) 오전까지도 이를 반영한 여론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가능성을 놓고 베팅하는 ‘예측시장’에서는 순식간에 당선확률이 재조정됐다.
예측시장의 대표 사이트인 ‘프리딕트 잇’에 따르면 ▦대통령 당선확률 ▦주요 경합지에서의 승리확률 ▦선거인단 획득전망 모두에서 클린턴의 전망치가 크게 상승했다. 코미 국장의 서한이 공개되기 직전까지 77%에 머물렀던 당선 확률이 순식간에 82%까지 상승했다. 이후 소폭 하락하기는 했으나 7일 오전에도 예측시장의 클린턴 당선확률은 80%로 FBI가 10월28일 재수사 결정을 내린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대선 승자가 확보할 선거인단 숫자도 낙승(320~339명)을 예상하는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FBI 발표 전에는 확률이 30%에 불과했으나, 순식간에 35%까지 높아졌다. 또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플로리다에서 클린턴이 승리할 확률도 69%로 평가됐다.
경합지 트럼프 지지층 결집에
여론조사는 여전히 박빙 구도
하지만 주요 경합지에서 공화당 지지계층의 결집 현상이 이뤄지면서 주요 여론조사에서는 여전히 박빙 구도가 유지되고 있다. 지지율 조사의 경우 클린턴이 1~5%포인트 가량 앞서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ㆍABC방송 조사에서는 클린턴과 트럼프가 각각 48%와 4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가 1,482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45%대 42%로 클린턴이 우세했으나, 오차범위 안이다.
당선 가능성 분석에서도 클린턴이 우세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축소되는 추세다. 뉴욕타임스는 6일 클린턴의 당선 확률을 84%로 제시했지만, 지난달 25일(93%)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림세다.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가 운영하는 ‘파이브서티에이트’에서는 클린턴 당선 가능성이 65.2%, 트럼프는 34.7%다.
선거인단 예측에서도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AP통신은 이날 클린턴은 274명, 트럼프는 19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상태라고 전했다. 클린턴은 직전 조사(278명)보다는 4명 감소한 수치다. NBC방송과 CNN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NBC방송은 클린턴이 274명, 트럼프가 180명을 확보했다고 파악하면서도, ‘트럼프가 오하이오와 미시간 주 등에서 선전하고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하면 선거인단 과반 이상인 271~279석을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CNN도 민주당 강세로 분류했던 애리조나와 뉴햄프셔를 이날 경합지로 분류, 클린턴이 확보한 선거인단을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268명으로 계산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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