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판결문 검토 후 항소 검토”
공인중개사 자격 없이 부동산 중개업에 나섰다가 기소된 ‘복덕방 변호사’가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공인중개사들은 법조시장 포화로 부동산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변호사들에게 밥그릇을 뺏길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거세게 반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나상용)는 7일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검사의 공소사실이 모두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공승배(45ㆍ사법연수원 28기) 변호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배심원 7명이 4 대 3으로 낸 무죄 의견(평결)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공 변호사는 공인중개사 자격 없이 지난해 12월부터 ‘트러스트 부동산’이란 명칭을 회사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내걸고 부동산 중개 서비스를 시작했다. 관할 구청에 중개사무소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부동산 매물을 중개해 매도인과 매수인으로부터 각각 99만원씩을 받아 챙겼다. 홈페이지 등에 부동산매물도 표시ㆍ광고했다.
검찰은 이런 공 변호사의 영업 행태가 공인중개사법 위반이라고 판단했고, 이날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공인중개사법상 중개사무소 개설등록 없이 부동산 중개업을 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또 개설 등록 없이 ‘공인중개사 사무소’‘부동산 중개’등 유사 명칭을 쓰거나 중개 대상물을 표시ㆍ광고하는 행위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으로 처벌된다.
공 변호사는 선고 전 최후진술에서 “부동산 거래에서 발생하는 법률 문제를 변호사가 직접 도우면 소비자들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 일을 하게 됐다”며 “받은 돈도 중개수수료가 아니라 법률자문료였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판결문을 분석해보고 항소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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