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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판 참여하고 전생 체험했다는 박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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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판 참여하고 전생 체험했다는 박승주

입력
2016.11.0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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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후보자 “문화행사 도운 것” 해명

저서엔 “명상 중 전봉준 장군 만나”

비상식적 세계관…임명 난관 예상

박승주(맨 왼쪽)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 5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환(桓)민족 구국천제 재현 문화행사'에 태극기 문양 머리띠를 맨 채 참석했다. 박 후보자는 이 행사에서 하늘에 고하는 글인 고유문도 직접 낭독했다. YTN 캡처
박승주(맨 왼쪽)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 5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환(桓)민족 구국천제 재현 문화행사'에 태극기 문양 머리띠를 맨 채 참석했다. 박 후보자는 이 행사에서 하늘에 고하는 글인 고유문도 직접 낭독했다. YTN 캡처

박승주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가 도심에서 열린 굿판 공연에 진행자로 참여하고, 저서에서 명상을 통해 전생을 체험했다고 주장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책임총리로서 상징적으로 행사한 장관 인사로 지목됐던 인물이어서 박 후보자가 장관직 수행능력은 물론 김 총리 후보자의 선구안마저 의심을 사고 있다.

박 후보자는 지난 5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환(桓) 민족 구국천제 재현 문화행사’에 행사 진행위원장 자격으로 참여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YTN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박 후보자는 “천손민족으로 긍지와 자부심을 발휘하여 일신강충 성통광명 재세이화 홍익인간의 훈요와 같이 강력하고 끈끈한 사랑의 강강수월래를 부르며 환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고유문을 낭독하는 등 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의식 중간에 검은색과 붉은색 옷을 입은 무당 12명이 굿과 비슷한 무속행사를 벌이는 장면도 담겨 있다. 행사는 1990년대부터 토속 종교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안소정 하늘빛명상연구원장이 총재를 맡고 있는 정신문화예술인총연합회 주관으로 열렸고, 박 후보자는 연합회 부총재 자격으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에서 계속 전쟁위협을 하고 있고, 일본에서도 환태평양 지진대가 활동하는 등 사람들이 불안해 하고 있어 아는 분들이 문화행사라도 하자는 의견이 있어 도와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안 원장에 대해서는 경희대 사회교육원 명상강좌에서 만나 ‘큰 스승’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의 해명은 다소 기행적인 토속종교에 신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돼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박 후보자가 2013년 쓴 저서 ‘사랑은 위함이다’에는 일반인이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까지 포함됐다. 박 후보자는 책에서 “명상 공부를 할 때 체험한 바에 의하면 필자는 이 지구 땅에 47회나 여러 다른 모습으로 왔었다”고 기술했다. 또 “명상을 하는데 동학농민운동 지도자 전봉준 장군이 찾아와 조선 말기 왕의 일기인 ‘일성록’을 건넸다”거나 “죽으면 육신은 없어지지만 영혼이 메모리 칩 두 개를 갖고 하늘로 간다고 한다”고 적었다. 이처럼 비상식적인 세계관에 대해 박 후보자는 “해당 책은 경희대 사회교육원 명상강좌 강의 노트를 중심으로 정리한 것인데 제가 이해한 것은 이해했다고 썼고, 그 외의 것은 인용해 썼다”고 해명했다.

하필 최태민ㆍ최순실 모녀의 사교(邪敎) 논란으로 정국이 혼란한 가운데 이런 경력의 인사를 장관으로 추천한 게 적절했느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이 무당공화국? 박 후보자는 무속인에 가깝다”며 “최순실에 이어 정신이 혼란하다”는 내용을 올렸다.

박 후보자는 참여정부 시절 여성가족부 차관을 지낸 행정관료 출신으로, 김 총리 후보자가 지난 2003년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장일 때 기획운영실장을 맡은 인연으로 직접 추천했다. 하지만 논란이 거세지면서 박 장관 후보자의 임명은 난관에 부딪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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