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서연]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지난해 KEB하나은행으로부터 평창 땅을 담보로 약 25만 유로(3억2,000만원)를 대출받았을 때 독일 현지 주식회사가 재직증명서를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한 매체는 정 씨가 독일 승마협회로부터 재직증명서를 발급받았다고 보도했으나, 하나은행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나은행은 7일 "정 씨가 지난해 12월 KEB하나은행 독일법인에서 평창 임야를 담보로 외화 보증신용장(스탠바이LC)을 발급받았을 때 독일 현지 주식회사가 재직증명서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LC담보대출은 상환능력과 담보가 확실하면 대출이 실행되는데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담보대출의 경우 재직증명서는 필수가 아닌 부수적인 참고자료라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은행의 설명에도 특혜대출에 대한 의혹은 남는다.
참고자료일 뿐이지만 어떤 직장에 소속되어 있고, 어떤 직책을 맡고 있음을 증명하는 재직증명서를 제출했다면 당시 19세 휴학생 신분이었던 정 씨와 그 회사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이루어졌어야 했다. 국내에서도 허위 재직증명서나 서류를 위조해 금융기관에 제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은 "대출을 해줄 때 담보와 상환능력을 보기 때문에 재직증명서는 미미한 참고자료에 불과해 거래를 취급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다"며 "자본규모, 순익 등 재직증명서에 나타난 회사에 대한 정보가 있어도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재직증명서를 발급한 회사가 최순실 일가가 승마와 관련해 만든 회사 중 하나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참고자료라고는 하지만, 재직증명서의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정 씨가 송금 기록을 남기지 않고 손쉽게 해외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비거주자의 경우 해외 대출과 외화 송금이 엄격히 제한되지만, 재직증명서는 외국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는 증거가 돼주기 때문에 자유로운 금융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은 통상 외화대출을 받을 때 담보가 설정되면 계좌로 돈을 송금받는 절차를 거치는 것과는 달리 최 씨는 지급보증서를 발급받고 독일 현지에서 외화를 받았는데, 이는 송금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한 편법으로 보인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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