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와 NEW는 정말 영화때문에 미운털이 박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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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와 NEW는 정말 영화때문에 미운털이 박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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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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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정말 청와대 압력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미국에 머물러 있는 것인가. 이 부회장과 CJ그룹이 박근혜 정부의 눈 밖에 난 이유가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와 CJ E&M이 운영하는 케이블 채널 tvN의 코미디 프로그램 ‘SNL 코리아’의 정치 풍자 코너 ‘여의도 텔레토비’인가. 대중문화계에서는 박근혜 정부 출범 뒤 벌어진 여러 의문 어린 황당한 일들을 되돌아 봤을 때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는 2012년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은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왼쪽)로 박근혜 정부의 미움을 샀다는 얘기가 영화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나왔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광해, 왕의 남자’를 둘러싼 미심쩍은 일들

‘광해’는 겉보기에 현실 정치와는 무관하다. 조선의 개혁 군주 광해가 독을 든 음식을 먹고 쓰러진 뒤 그의 외모를 빼 닮은 광대가 대신 왕 노릇을 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백성의 눈높이에서 펼치는 정치가 진정한 선정이라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지닌 영화인데 의도치 않게 정치적 해석에 휩싸였다. 주변의 우려와 달리 빼어난 국정 운영 능력을 보여주는 광대의 모습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이 영화를 본 뒤 “노 전 대통령이 생각나 눈물을 흘렸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광해’가 1,000만 관객을 넘으며 문 후보의 지지율도 1%포인트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진영에선 ‘광해’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가질 만했다.

‘광해’는 1,000만 관객을 넘었으나 제작사 리얼라이즈 픽쳐스는 이후 CJ엔터테인먼트가 아닌 다른 투자배급사와 후속작 두 편을 준비 중이다. 특정 제작사와 투자배급사가 대형 흥행을 합작해낸 뒤엔 한동안 후속 영화를 함께 만드는 게 영화계의 일반적 현상이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CJ엔터테인먼트가 후속 작업에 대해 정치적 부담을 느껴 리얼라이즈 픽쳐스가 다른 투자배급사와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CJ엔터테인먼트는 박근혜 정부 들어 ‘국제시장’(2014)과 ‘인천상륙작전’(2016) 등 보수성향이 짙은 대작 영화를 투자배급했다.

‘여의도 텔레토비’를 둘러싼 석연치 않은 일들도 많다. ‘여의도 텔레토비’는 대선이 끝난 뒤 폐지됐다. “소재가 떨어져서 그렇다”는 분석도 나왔으나 인기 코너가 너무 빠르게 사라져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당시 ‘SNL 코리아’를 연출하고 출연까지 하며 프로그램을 본궤도에 올려놓은 장진 감독의 퇴진도 의문을 낳았다. 방송계 한 관계자는 “‘여의도 텔레토비’ 코너를 주도하고 시사 풍자를 곧잘 했던 장 감독을 CJ 제작진이 부담스러워 했다”고 전했다.

NEW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델로 한 ‘변호인’으로 수난을 당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NEW 제공

NEW는 ‘변호인’ 투자배급 뒤 수난

국내 유명 영화 투자배급사 NEW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모티브로 삼은 영화 ‘변호인’을 투자배급해 수난을 당한 정황이 짙다. NEW는 ‘변호인’으로 관객 1,137만명을 모았으나 곧 시련을 맞아야 했다. 2014년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았다. NEW는 투자금 유치가 어려워 제작에 난항을 겪던 ‘연평해전’ 투자배급에 나섰다. CJ엔터테인먼트도 한때 ‘연평해전’의 투자배급을 검토했으나 제작사가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워 포기했던 작품이다. ‘연평해전’은 2002년 발생한 제2 연평해전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으로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뒤 여러 영화사와 감독이 제작을 추진했으나 별다른 진척을 이루지 못했다. 김우택 대표는 지난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연평해전’까지 투자배급하는데 아직도 (정부는) 나를 좌파 취급해 억울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NEW는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를 소재로 한 재난영화 ‘판도라’로 영화진흥위원회가 외부에 관리 위탁한 모태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았으나 불분명한 이유로 투자가 철회된 적도 있다.

이밖에도 정치적 이유로 추정돼 온 영화계의 각종 수난 사례가 다시 입길에 오르고 있다. 2013년 개봉한 ‘관상’은 그 해 11월 주영국 한국문화원이 주최한 제8회 런던한국영화제 개막작으로 내정됐다가 갑자기 ‘숨바꼭질’로 교체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관상’은 900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인데다 한국 전통을 알릴 수 있는 사극이라 갑작스런 개막작 변경을 이해할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관상’의 한 관계자는 “‘제작사 대표가 ‘관상’의 수익 50%를 박원순 서울시장이 설립을 주도한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키로 한 것이 개막작 선정 철회 이유였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라제기 기자 wenders@hankookilbo.com

제2 연평해전을 소재로 삼은 ‘연평해전’은 제작 초기 투자금 유치로 난항을 겪었으나 박근혜 정부 출범 뒤 CJ엔터테인먼트와 NEW가 앞다퉈 투자배급을 검토해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연평해전’은 NEW가 투자배급해 개봉했다.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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