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7일 박근혜 정부와 대기업의 ‘정경유착’이 최순실 게이트의 본질이라고 밝혔다. 미르ㆍK스포츠 재단에 거액을 출연한 대기업들이 정부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은 만큼 피해자가 아닌 ‘공범’며 뇌물공여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경우 최씨 사건 연루자들에겐 포괄적 뇌물죄가 적용될 수 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씨 사건에서 드러난 정경유착은 과거보다 훨씬 더 졸렬한 형태”라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최씨 사건과 관련, ▦포스코가 매각한 광고회사 지분의 강탈시도 ▦영화 ‘광해’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을 강제로 퇴진시킨 녹취록 ▦롯데에서 70억원을 받았다가 수사가 진행되자 돌려준 정황 ▦삼성이 최씨 딸을 도우려 독일까지 간 사례를 언급한 뒤 “대한민국의 정경유착이 이렇게 천박한 수준이었나 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정권이 경제활성화법이라며 통과시킨 대기업 특혜법안도 정경유착 대가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19대 국회에서 통과시킨 원샷법(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에 의심의 눈길을 던지고 있다. 이 법의 수혜를 받은 3개 기업 중 2곳이 박근혜 대통령의 친인척이 관여하는 회사라는 것이다. 민주당이 재계에 칼날을 겨눈 것은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 연장선에서 재벌개혁의 동력을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민주당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최씨의 국정농단을 막지 못한 ‘직무유기’ 혐의로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해철 최고위원은 “민정수석 역할을 제대로 했다면 사건이 이렇게 커지지 않았다“며 “우 전 수석과 최씨의 관계도 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검찰의 우 전 수석 봐주기 조사 의혹에 대해 “황제 조사를 받고 나왔다”며 “조사를 받으러 간 게 아니라 면죄부를 받으러 간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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