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써 8번째 방문이다. 할리우드 스타 가운데 최다 방문 횟수란다. 배우 톰 크루즈(54)가 영화 ‘잭 리처: 네버 고 백’(24일 개봉)으로 한국을 찾았다. 이번에도 그는 전매특허인 액션 영화를 들고 왔다.
7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열린 ‘잭 리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크루즈와 에드워드 즈윅 감독은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 이후 13년 만에 재회해 ‘잭 리처’를 만들었다”며 찰떡 호흡임을 자랑했다. 2003년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는 두 사람이 감독과 배우로 만난 것은 물론이고 공동제작자로 참여한 작품이다. ‘잭 리처’의 제작자이기도 한 크루즈는 이런 인연을 잊지 못해 즈윅 감독에게 연출을 제안했고, 즈윅 감독 역시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루즈는 즈윅 감독이 연출한 ‘블러드 다이아몬드’(2006)와 ‘가을의 전설’(1994) 등을 꼽으며 “그의 영화들은 사람들을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다”고 말했다. 즈윅 감독도 “‘라스트 사무라이’ 촬영으로 (크루즈와) 처음 협력했을 때 너무 좋았고, 결과는 물론 전체적인 과정이 너무 유익했다”고 떠올렸다.

‘잭 리처’는 전편에 이어 전직 군수사관 출신이지만 어느 조직에도 소속되지 않고 세상을 떠돌아 다니며 정의를 실현하는 인물, 잭 리처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다. 3년 만에 돌아온 이번 후속작은 홀로 사건을 해결하던 잭 리처가 군사 스파이 혐의로 누명을 쓴 수전(코비 스멀더스)과 자신의 딸일지도 모르는 당돌한 10대 소녀 사만다(다니카 야로쉬)를 만나 함께 군사 비밀을 파헤치는 내용이다.
그 속에서 액션이 빠질 리 없다. 크루즈는 여러 명과 맨 주먹으로 싸우는 액션 장면 대부분을 대역 없이 소화했다고 한다. 그밖에도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현란한 카체이싱이나 적의 총알 세례에도 흔들림 없이 적에게 총을 겨누는 총격신, 선착장에서의 거대한 폭파 장면 등 화려한 볼거리가 많다.
하지만 이제 나이 50세를 넘긴 배우에게 액션은 쉬운 숙제가 아니었을 듯하다. 크루즈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유리를 깨면서 펀치를 날리는 액션은 처음 해 봐서 어려웠다. 언제나 이런 작업(액션)은 어렵고 힘든 부분이 많다”며 “반복적으로 연습해서 관객이 보기에 완벽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는 트레일러(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배우가 아닙니다. 늘 (촬영 현장에) 일찍 도착하고 가장 늦게 떠나는 사람이에요. 제게는 그런 것이 열정입니다. 제가 만드는 영화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늘 스스로에 대해 기대가 큰 편이죠.”
이러한 확고한 연기 철학은 그가 ‘탑 건’과 ‘칵테일’로 청춘스타를 거쳐 ‘어 퓨 굿 맨’ ‘미션 임파서블’ ‘제리 맥과이어’ ‘마이너리티 리포트’ ‘우주전쟁’ 등으로 장르를 넓히며 30년 넘게 사랑 받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
영화 내내 크루즈의 열정이 오롯이 돋보이는 ‘잭 리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크루즈가 자부심을 갖고 임했다는 액션 신이 조금 싱거운 느낌이다. 영화 ‘테이큰’ 시리즈에서 부성애를 보여주는 리암 니슨의 액션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고, 미국 뉴올리언스의 페스티벌 현장에서 펼쳐지는 추격신은 ‘007 스펙터’에서 관객을 압도하는 오프닝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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