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허인혜] "전 아직도 '하나쌤'이에요".
'진짜' 공명은 드라마 속 진공명과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종영드라마 '혼술남녀'의 진공명은 스물셋이라기에 말도 안되게 어른스럽고, 사랑에는 말도 안되게 순수해서다. 그런데 공명, 참 진공명스럽다. 신인답게 '고맙습니다'로 점철된 인터뷰 사이 "저 아닌 공명은 상상할 수 없어요"라는 강단이 나온다. '직진' 공명의 정체성이 조금씩 드러났다. 사랑에도, 연기에도.
-'혼술남녀' 공명과 아쉬운 작별이다.
"시원함보다는 기분 좋은 아쉬움이 크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영화 '국화꽃향기'를 봤다. 사랑을 몰랐어도 마음이 저렸다. 그런 연기를 하고 싶었다. 여운을 남기는 배우이기를 바랐다. '진공명'과의 작별은 아쉬워도 매몰되지 않으려 한다. 다양한 캐릭터로 60대까지 연기를 하고 싶어서다."
-진공명과 공명의 싱크로율은 어땠나.
"진공명으로서는 다시 새로운 캐릭터를 생각하기 어렵다. 나의 진공명은 '그 진공명'이 맞다고 생각한다. 진공명은 백수에서 N포 세대를 대변하는 공시생이었고, 짝사랑에 열중하는 청춘이었다. 장면마다 표현해야 할 감정이 달랐다. 하나쌤(공명은 인터뷰 내내 박하선을 '하나쌤'이라 불렀다)을 만날 때는 좋아하는 마음에 몰입했고, 공시생을 연기할 때는 실제 공시생 친구를 떠올렸다. 첫 오디션에서 기범 역, 동영 역도 연기했는데 이제는 각자 딱 맞는 옷을 입었다 생각한다. 퍼즐처럼."
-'직진 사랑'은 결국 실패했다. 정채연을 택했다면.
"아직도 하나쌤이다. '직진 진공명'이었는데 하나쌤을 택해야 하지 않나. 여전히 마음이 간다. 로맨스 연기에서 기술적인 면을 생각하지 않았다. '진실되게 좋아하자'가 연기의 포인트였고, 촬영장에서만큼은 하나쌤을 사랑하는 마음에 진심을 담았다."
-왜 그렇게 박하나가 좋았나. 박하나와의 케미는.
"진공명이 하나쌤을 좋아하는 계기는 뚜렷하지 않다. 진공명은 칭찬과 안정이 고픈 친구였다. 하나쌤이 처음 칭찬을 해줬을 때, '열심히 공부하면 잘 할 것 같아'라고 했을 때 흔들리지 않았을까. 호감을 갖고 난 뒤에는 장면 하나하나에 마음이 쌓였다. 병원신, 1일신 전부 하나쌤이 사랑스러웠을 테다. 카메라가 꺼지면 '너는 스타가 될 거야'라고 항상 말해줬다. 그렇게 예뻐해 주기도 어려웠을 거다."
-실제 연애 스타일은 어떤가?
"'친구 같은 연애'를 지향한다. 남자친구로서는 진공명과 비슷하다. 애정 표현도 잘 한다. 이상형으로는 활동적인 여자가 좋다. 운동을 좋아해 태권도 4단을 땄다. 배우도, 나이가 많은 사람도 상관 없다. 상대방이 공개 연애를 원한다면 내 상황이 여의치 않아도 우선 대화를 해보고 싶다. 직전의 연애? 스무 살 때다(웃음)."
-극중 시간 순으로 촬영하지 않았다는데 몰입에 어려움은?
"극 말미에 (진정석)형과 하나쌤이 만나는 걸 알게 되고, 힘든 감정을 표현하다가 하나쌤과 달달한 장면을 찍어야 했다. 그때는 전체적인 감정선보다 순간적인 몰입에 기댔다. 대본을 보고 장면에 들어가기 직전 싱글벙글한 진공명과 슬픈 진공명에 따로 집중한다. 한 신에 들어가는 상황을 인지하려고 애쓰면 자연스럽게 감정이 밀려든다. 촬영장에서 무척 밝은 편인데, 슬픈 신에는 촬영 전 감정 발산도 자제했다."
-박하나와 진정석은 음주 신으로 다른 매력을 보였다. 진공명은 '진상신'이 없다.
"'부어라 마셔라'하는 신이 없다 보니 취한 연기는 못 보여줬다. 그런 장치(음주신)가 없더라도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드는 게 숙제다. 처음부터 끝까지 듬직한 연하남, 친구들에게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캐릭터를 쭉 끌고 왔다. 풍부한 캐릭터는 내가 연기로 채웠어야 하는 부분이다."
-하석진과 브로맨스 이야기가 나온다.
"진정석(하석진) 형과 다툼 신에서 애드리브 처리를 한 부분이 많다. 내가 형의 몸을 툭툭 치면서 대들거나 계단에 뛰어올라서 약을 올리는 연기 등은 즉석에서 연기한 장면이다. 띠동갑 동생인데도 촬영장 안팎에서 스스럼없이 대해준 덕이 컸다. 막방 전 형을 위해 사랑을 포기하는 정석이 형을 봤을 때 '투닥거려도 형제는 형제'라는 마음이 들었다. 사랑과 가족? 진공명은 가족이다. 둘 사이가 깊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공시생 트리오 셋을 평가하자면.
"(김)기범이 형은 사투리를 안 쓰는 캐릭터인데 연구해서 사투리를 씌워왔다. 자기 옷을 입은 거다. (김)동영이 형은 극 중에서 붙을 때 어눌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의젓하다. 종방연 때 시즌2 이야기를 하면서 '네가 하면 나도 할게'라고 약속했다. 촬영 전 기범이 형 집에서, 동영이 형이 가락시장에서 떠온 회와 소주를 마시며 친해졌다."
-동생이 아이돌그룹 NCT의 도영이다.
"추석에 같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연습생 시절 무대 연습을 하는 건 봤지만 동생이 프로로서 일하는 모습을 그때 처음 목격했다. 신기하더라. 방송 후 부모님도 좋아했다. 내가 배우를 하는 두 가지 이유는 연기 열정과 가족에 대한 사랑이다. 동생과 장르가 달라 조언보다는 응원을 아끼지 않는 편이다."
-'혼술남녀'가 동력이라면 차기작은 굳히기다.
"올해 드라마 캐스팅은 다 끝났더라(웃음). 쉼 없이 네 작품을 했지만 여전히 좋은 모습으로 빨리 인사 드리길 바란다. 로맨틱 코미디를 한번 더 해보고 싶고, 스릴러도 욕심이 난다. 개인적으로는 '소공명'이 되겠다. '소처럼 일하는 공명'. 1년에 세 작품 이상을 꾸준히 진행하고 싶다."
사진=이호형기자
허인혜 기자 hinhy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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