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의 질주를 막아 설 팀이 보이지 않는다.
리버풀은 안필드에서 6일(한국시간)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에서 왓포드를 6-1로 격파했다. 11라운드에서 무승부를 거두며 주춤했던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3위ㆍ승점 24)와 아스날(4위ㆍ승점 24)을 제치고 8승2무1패(승점 26)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번리와의 2라운드에서 0-2로 일격을 당한 지난 8월 20일 이후 9경기 연속 리그 무패(7승2무) 행진이다.
리버풀은 이날 승리로 2014년 5월 6일, 2013~14시즌 EPL 37라운드 이후 916일만에 EPL 1위 자리에 올랐다. 이후 두 시즌 연속 EPL에서 부진하며 선두권 경쟁은커녕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출전권 확보조차도 버거워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리버풀이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가공할 득점력이다. 리버풀은 11라운드까지 30득점을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위 첼시(승점 25)의 26득점보다 4득점이 더 많다. 비록 수비력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주며 14실점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이미 다득점으로 경기를 주도해놓은 상황에서 상대에게 내주는 골이 많아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 공격력은 리버풀이 최근 가장 좋은 성적(EPL 2위)을 거뒀던 2013~14시즌의 11라운드 성적보다도 훨씬 앞선다. 2013~14시즌 당시 리버풀은 21득점을 기록하며 리그 2위에 자리하고 있었다.
2013~14시즌보다 더 고무적인 것은 리버풀의 득점이 당시에는 루이스 수아레스(29)와 다니엘 스터리지(27)이 결성한 SAS(Suarez and Sturridge)콤비에 쏠려있던 데 비해 지금은 상당히 다양해졌다는 점이다. 현재 리버풀에서 3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들은 사디오 마네(24ㆍ6골), 호베르투 피르미누(25ㆍ5골), 필리페 쿠티뉴(24ㆍ5골), 제임스 밀너(30ㆍ4골), 아담 랄라나(28ㆍ3골) 등 5명이다.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가 늘었다는 것은 누군가가 부진했을 때 팀의 경기력이 급격히 하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라이벌과의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았다는 것 또한 리버풀의 선두 수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대목이다. 리버풀은 11라운드까지 아스날, 토트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등을 만나 2승2무를 거두며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하지만 리버풀을 이끌고 있는 위르겐 클롭(49)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우승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2~3년 전에 이 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다”고 답했다. 2013~14시즌 당시 리버풀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적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즌 막판 미끄러지며 준우승에 머물렀던 것을 기억하며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의 답변이었다. 클롭 감독은 “우리는 승점을 얻기 시작했다. 이대로 더 나아간 뒤에야 우리가 어떤 위치에 있을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방심을 경계했다.
정진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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