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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구단의 ‘프로야구 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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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구단의 ‘프로야구 농단’

입력
2016.11.0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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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자체 조사결과 감추고

문제선수 트레이드해 10억 챙겨

유창식ㆍ이성민 등 19명 입건

경기북부경찰청은 7일 오전 프로야구 승부조작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NC다이노스 구단 관계자들이 승부조작과 관련해 나눈 대화내용이다.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경기북부경찰청은 7일 오전 프로야구 승부조작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NC다이노스 구단 관계자들이 승부조작과 관련해 나눈 대화내용이다.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현직 프로야구 선수 유창식과 이성민이 브로커에게 돈을 받고 승부조작 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승부조작 사건을 인지한 구단은 이를 은폐하고 오히려 승부조작 가담 선수를 신생 구단에 특별 지명을 받게 해주는 대가로 10억원을 챙기는 등 돈벌이로 이용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7일 NC다이노스 구단 단장 배모(47)씨와 운영본부장 김모(45)씨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KIA타이거즈 유창식(24) 선수와 롯데자이언츠 이성민(27) 선수 등 전ㆍ현직 프로야구 선수 7명과 브로커, 불법도박자, 브로커 12명 등 모두 19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중 브로커 1명은 구속됐다. 경찰의 수사를 받아온 NC다이노스 이재학(26) 선수는 승부조작을 한 혐의 시점이 2011년으로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을 면하게 됐다.

경찰에 따르면 유 선수는 브로커 김모(32)씨로부터 승부조작 제의와 함께 2회에 걸쳐 300만원을 받고 2014년 4월 1일과 19일에 각각 열린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 1회초에 고의로 볼넷을 내줘 승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직 아마추어 야구선수 출신인 김씨는 불법도박으로 많은 돈을 잃게 되자 유 선수를 끌어들여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또 다른 브로커로부터 제의를 받은 이성민 선수는 2014년 7월 4일 LG트윈스와의 경기에서 1회초 볼넷을 주는 대가로 3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승부조작 사건에 구단이 개입해 사실을 은폐한 사실도 처음으로 드러났다. 당시 NC다이노스 소속이던 이성민 선수의 승부조작 혐의는 2014년 구단 전수조사 차원에서 밝혀졌지만, 단장과 운영본부장은 구단의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우려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NC구단은 오히려 내부회의를 통해 이 선수를 NC가 지정하는 유망 보호선수 20인에서 제외하고 당시 신생팀인 KT 위즈에서 특별 지명을 받게 해 트레이드 대가로 10억원을 받아 챙겼다.

승부조작 이면에는 항상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로 손쉽게 큰돈을 벌려는 브로커들이 조직적으로 가담돼 있다. 이번에도 전ㆍ현직 프로야구 선수와 브로커, 사회 선후배 등이 불법 스포츠도박에 베팅한 금액만 최저 20만원에서 최고 2억3,000만원까지 총 7억원에 달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검거된 선수들의 경우 경기 승패가 아닌 1회 볼넷으로 승부조작을 해 마치 몸이 풀리지 않은 것처럼 감독과 관객들을 속였다”며 “스포츠 정신을 망각하고 공정성을 저해하는 스포츠 승부조작 사범과 불법도박 행위 등에 대해 수사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NC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구단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구단이 받는 의혹에 대해 추후 적절한 방법을 통해 소명하고 그 결과 역시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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