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가 된 ‘만년 2인자’ 앤디 머레이(29ㆍ영국)가 올해 8번째 우승으로 기쁨을 더했다.
머레이는 7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ATP BNP 파리바 마스터스(총상금 374만8,925 유로) 대회 마지막 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존 이스너(27위ㆍ미국)를 2시간 18분 혈투 끝에 2-1(6-3 6-7 6-4)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머레이의 투어대회 올해 8번째, 통산 43번째 우승이자 첫 BNP 파리바 마스터스 우승이다.
이날 머레이는 탄탄한 수비로 상대 범실을 유도하며 경기를 풀어갔다. 1세트를 손쉽게 따낸 머레이는 2세트에서 이스너의 강서브에 고전하며 타이브레이크 끝에 세트를 내줘 1-1이 됐다. 최종 3세트에서 머레이는 브레이크 포인트를 한 번도 허용하지 않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 끝에 우승을 확정했다.
머레이는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 전부터 무척 긴장했고, 평정심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이유는 오늘 내게 있었던 가장 기쁜 일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가장 기쁜 일’은 바로 세계랭킹 1위 등극이다.
머레이는 7일 자 세계랭킹 포인트에서 1만1,185점을 획득, 1만780점에 그친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2위로 밀어냈다. 이미 머레이는 이번 대회 결승 진출로 ‘잠정 세계랭킹 1위’가 됐고, 이스너와 경기는 세계 테니스 정상 자리를 확정하고 치른 첫 경기였다.
2009년 8월 세계 2위에 올랐던 머레이는 조코비치와 로저 페더러(9위ㆍ스위스), 라파엘 나달(6위ㆍ스페인)이 1위 자리를 번갈아가며 차지하는 걸 지켜보기만 했다.
머레이의 무기는 ‘꾸준함’이었다. 페더러와 나달이 부상으로 주춤하고, 조코비치가 올해 프랑스오픈 우승 이후 부진에 빠진 사이 머리는 조금씩 전진했다. 윔블던 우승과 하계올림픽 테니스 남자단식 2연속 우승으로 이미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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