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사전 협의 시사
여론 40%가 “청문회 해봐야”
야당도 무작정 거부는 부담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딸 결혼식에서 하객을 맞이 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newsimg.hankookilbo.com/2016/11/07/201611070437494571_1.jpg)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진 사퇴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버티기 모드에 들어갔다. 자신의 거취 문제가 여야간 힘겨루기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상황에서 물밑 협상과 여론 추이를 살펴보면서 진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6일 서울 평창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권에서 요구하는 자진 사퇴에 대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을 거라고 생각하나”라며 “자리에 연연할 이유가 없는 사람이지만, 그게 일을 안 하겠다거나 자리를 아무렇게나 등진다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전날 자진 사퇴 가능성에 대해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한 것을 재확인한 것이다. 김 후보자는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가고는 싶고,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그 분들이 어떤 심정인지를 느끼고 싶다”면서도 “그렇지만 서로 오해가 생길 일이 있을 수도 있으니 생각은 가더라도 자제하는 쪽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전날 서울 반포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차녀 결혼식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자진 사퇴를 거부하며 “중도 하차 하지 말라고들 하시잖아요”라며 청와대와의 협의를 시사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서 책임 총리에 대한 언급이 빠진 데 대해서는 “(제가) 이야기한 것을 다 수용한 것을 전제로 이야기했다고 나중에 들었다”며 청와대로부터 언질을 받았음을 밝혔다. 다만 박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제가 대통령과 바로 이야기하기가 (좀 그렇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야권의 반발에도 버티기에 들어간 것은 청와대의 교감뿐만 아니라 여론 반전도 기대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실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거취와 관련, ‘총리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가 45.0%로 가장 높았고 ‘임명해야 한다’ 응답은 21.0%, ‘청문회 후 판단’은 19.7%로 나타났다. ‘잘 모름’은 14.3%였다. 일단 청문회는 해봐야 한다는 의견이 40.7%로 ‘총리 지명 철회’ 여론에 육박하기 때문에 야당이 무작정 청문회를 거부하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김 후보자는 이번 주부터 야당과 본격 접촉해 자신이 박 대통령의 방패막이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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