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타트업계에선 돈도 벌고 좋은 일도 하는 ‘소셜 임팩트’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비영리 조직과 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과 달리 소셜 임팩트는 이윤 추구를 주목적으로 하면서 사회적 가치도 함께 높아 지도록 노력하는 기업을 뜻한다. 재무적 성과도 올리면서 사회 시스템의 긍정적 변화도 추구하겠다는 이야기다.
올해 초 JP모건과 투자 진흥 비영리기구인 글로벌임팩트투자네트워크(GIN)의 공동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금융기관과 재단, 펀드매니저 등이 수익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운용 중인 임팩트 투자(착한 투자) 자금은 70조원에 달했다. 2014년(53조원)과 비교하면 1년 새 30% 넘게 늘었고 2013년(9조5,000억원)보다는 7배로 성장했다. JP모건 등은 2020년 임팩트 투자 규모가 4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소셜 임팩트로 투자가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스타트업과 투자가,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군이 늘어나며 ‘소셜 임팩트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발전과 스마트폰 보급 덕에 모바일 플랫폼이 소셜 임팩트의 효과를 높이는 수단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플랫폼 운영 능력을 갖춘 대기업도 점차 소셜 임팩트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소셜 임팩트 서비스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를 운영 중인 카카오는 내년 초 ‘카카오메이커스’라는 독립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는 지난 2월 출시된 모바일 주문생산플랫폼으로 딱 수요만큼만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해 재고 없는 생산 구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력은 있지만 이를 소비할 대중과 만나기 어려운 개별 아티스트나 소규모 브랜드들이 스타트업으로 카카오의 생태계에 합류하는 셈이다. 참여자들은 이윤을 만들 수 있는 최소생산수량 이상의 주문이 접수되면 생산에 들어간다. 최근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의 주문 성공률은 90%에 가깝다.
네이버 역시 올해 초부터 스타트업이 보다 쉽게 창업에 도전하고 네이버 플랫폼을 활용해 사업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 꽃’을 추진하고 있다. 콘텐츠 창작자와 소상공인, 이용자를 연결하고 사회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2020년 입주 예정인 새로운 사옥에도 스타트업을 위한 소프트웨어 진흥시설을 마련할 예정이다. 네이버의 새로운 대표를 맡게 될 한성숙 부사장도 취임 후 소셜 임팩트 사업에 중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에 참여 중인 230여개 업체들은 월평균 매출이 20%씩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단순한 사회공헌활동이나 기부 차원의 지원을 넘어 안정적인 수익까지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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