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서울대병원 측에 손배소
경찰 물대포에 맞아 투병 끝에 숨진 농민 백남기씨가 숨진 지 42일 만인 6일 영면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5시 광주 북구 망월동 옛 5·18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는 유족과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정현찬 전국 가톨릭 농민회장과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백씨 하관식이 진행됐다. 이영선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장 주례로 진행된 하관식은 무덤축복, 청원기도, 유가족을 위한 기도, 유족 헌화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위로했다. 백씨의 고교(광주고) 동급생이었던 장휘국 교육감은 “51년 벗인 고인 곁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며 “자유와 정의, 민주를 위해 젊음을 다 바친 내 자랑스러운 벗 이제 밀밭 걱정 내려놓고 쉬시라”며 조의를 표했다. 광주시는 고인을 5ㆍ18묘역에 모시고 싶다는 유족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옛 5ㆍ18 묘역에는 이한열, 이철규, 강경대, 김남주 등 46명의 민주열사 유해가 안장돼 있다.
전날인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영결식을 마친 고인의 운구 행렬은 오후 10시쯤 고향인 전남 보성 땅을 밟았다. 지난해 11월 정부에 쌀 수매가 인상 공약을 이행하라고 촉구하기 위해 서울로 향한 지 1년 만이다. 6일 보성과 광주에서는 추모식과 노제가 이어졌다. 백남기 전남투쟁본부는 보성군 웅치면 생가에서 추모식을 열고 보성역 광장에서 그의 넋을 달랬다. 이어 광주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5ㆍ18 민주광장에서 시민 등 5,000여명이 참여해 백씨를 추모했다. 전날 엄수된 백씨 장례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시작으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집전한 명동성당 장례미사, 노제가 엄수됐다.
한편 유족과 백남기투쟁본부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유족들은 11일 국가와 경찰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 변론기일에 직접 참석해 증언하고, ‘병사’ 사망진단서를 작성한 백선하 교수와 서울대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도 청구하기로 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단 대표인 이정일 변호사는 “장례라는 큰 고비를 넘긴 만큼 재판부에 기일 지정을 요청하는 등 법적 대응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광주=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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