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희정·김부겸 등 신중론
안철수·박원순·이재명 하야 거론
야권 대선주자들이 5일 고(故) 백남기 농민 영결식 및 촛불집회를 전후해 박근혜 대통령의 2선 퇴진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퇴진의 구체적 방법론에선 신중론과 강경론으로 이 갈리고 있지만, 적어도 “박 대통령이 국정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부분에선 공통 분모가 형성됐다.
하야나 탄핵에 대한 언급 없이 박 대통령의 일단 2선 퇴진에 방점을 찍는 야권 주자들은 더불어민주당 쪽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이다. 안 지사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영결식이 끝난 뒤 “(박 대통령이) 국가와 국민을 사랑한다면 2선 후퇴하고 의회 지도자와 즉시 (대책을) 상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도 “박 대통령이 상황을 정확히 꿰뚫고 있지 못하다”며 “(2선 퇴진을 요구하는) 민심의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국 현안에 대해 말을 아낀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이 2선 후퇴를 하지 않으면 중대한 결심을 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박 대통령이 최소한 2선 퇴진을 하고, 궁극적으로는 하야를 해야 한다’는 강경파의 선두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이 서 있다. 안 전 대표는 영결식 이후 “무너진 헌법정신과 정의를 새롭게 일으켜 세우는 계기가 되도록 온몸을 던지겠다”는 말로 박 대통령 퇴진 촉구 의지를 재차 밝혔다. 4일부터 ‘대통령 퇴진 촉구’ 서명운동을 진행 중인 안 전 대표는 6일 오후 현재 1만5,000여명의 동참을 이끌어냈다.
박 시장도 영결식 추모사를 통해 “불의한 권력의 정점에 선 박 대통령의 하야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같은 날 저녁 진행된 촛불집회에선 ‘기필코 국민이 이긴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에 참석하기도 했다. 현 시국에서 가장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이 시장은 페이스북에 “이미 하야의 단계는 넘어섰다. 대통령 탄핵은 헌정중단상황을 타개하고 헌정을 정상화시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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