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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샷원킬 박주영이 ‘전주성’을 무너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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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샷원킬 박주영이 ‘전주성’을 무너뜨렸다

입력
2016.11.0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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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클래식 FC서울 선수단이 6일 전북 현대와 리그 최종전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일궈낸 뒤 환호하고 있다. 전주=뉴스1
프로축구 클래식 FC서울 선수단이 6일 전북 현대와 리그 최종전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일궈낸 뒤 환호하고 있다. 전주=뉴스1

3년 전 울산을 울렸던 ‘황새의 기적’이 ‘전주성’에서 또 펼쳐졌다.

‘황새’ 황선홍(48)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이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최종전에서 후반 13분 박주영(31)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서울은 21승7무10패(승점 70)로 전북(승점 67)을 제치고 정상에 섰다. 이날 비기기만 해도 우승이었던 전북은 올 시즌 구단 최다인 3만3,706명의 홈 관중을 부르고도 고개를 숙였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전북의 우세를 점쳤다.

전북은 ‘심판 매수’ 사건으로 승점 9점을 깎이지 않았으면 일찌감치 우승이었다. 장소도 전북의 안방이었고 이전까지 정규리그 3차례 맞대결(1-0 3-1 3-2)에서 모두 서울을 이겼다. 최강희(57) 전북 감독은 경기 전 “무승부는 생각도 안 했다. 꼭 이긴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황 감독은 역전 우승의 대명사였다.

그는 2013년 포항의 지휘봉을 잡고 대역전극을 이뤄낸 경험이 있다. 당시에도 2위 포항이 1위 울산 현대와 최종전을 앞두고 무조건 이겨야 우승이었다. 종료직전까지 0-0이었지만 후반 추가시간 포항 김원일(30)이 결승골을 터뜨려 포항이 거짓말 같은 우승을 일궈냈다. 황 감독은 이날 우승을 확정한 뒤 “3년 전 좋은 기억을 많이 떠올렸다”고 털어놨다.

이날 경기는 투박하고 거칠었다. 두 팀 모두 완벽한 찬스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중원 싸움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전북의 강한 압박에 늘 고전했던 황 감독은 선수들에게 일대일 싸움에서 지지 말라고 지시했다. 서울은 전북(9개)의 3배가 넘는 29개의 반칙을 감수하며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결승골을 넣은 뒤 유니폼 상의를 벗고 포효하는 박주영. 전주=뉴스1
결승골을 넣은 뒤 유니폼 상의를 벗고 포효하는 박주영. 전주=뉴스1

황 감독의 승부수도 빛을 발했다.

황 감독은 이날 윤승원(21)이라는 출전 경험이 아예 없는 신인을 선발 공격수로 출전시켰다. 기자들도 의아해했고 적장인 최 감독도 고개를 갸웃했다. 윤승원은 전반 36분 교체됐다. 활약은 미미해 보였지만 황 감독은 “(윤승원이) 경고 한 장을 받은 것 때문에 교체 시간을 앞당겼을 뿐 이미 계산된 사항이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윤승원은 ‘미끼’였고 ‘히든카드’는 윤승원 대신 들어간 박주영이었다. 그의 득점 장면은 전성기 시절을 연상케 했다. 윤일록(24)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골키퍼 반대편을 보고 오른발 땅볼 대각선 슛으로 그물을 갈랐다. 박주영은 득점 뒤 유니폼 상의를 벗어 던지며 포효했다. 평소 조용히 기도 세리머니만 하던 그도 복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박주영은 “올해 계속 전북에 져서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득점 뒤 만감이 교차했다”고 밝혔다. 2005년 서울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한 지 11년 만에 처음 정규리그 트로피를 품은 그는 “얼떨떨하다. 오늘 하루는 이 기분을 잘 만끽하고 싶다”고 웃었다.

황 감독은 종료휘슬이 울리고 우승이 결정되자 주먹을 불끈 쥐면서도 지나친 세리머니는 자제했다. 이유를 묻자 전북의 승점 감점으로 인한 ‘어부지리 우승’을 언급하며 “내년에는 선수들과 더욱 완벽한 우승을 일궈내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은 라이벌 수원 삼성과 오는 27일(원정), 다음 달 6일(홈) FA컵 결승1ㆍ2차전을 치른다. 여기서 이기면 올 시즌 2관왕이다.

전주=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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