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했는데도 캥거루족 신세를 면치 못하는 청년들이 10명 중 6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6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한 ‘청년층 경제활동상태 선택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청년(20~36세) 취업자 4,257명 가운데 64.7%(2,756명)가 부모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하지 못한 ‘캥거루족’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금전적인 지원은 받지 않지만 독립 대신 부모와 함께 사는 ‘주거의존형’이 2,483명(58.3%)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동거는 하지 않되 식비와 주거비 등 생활비를 지원받는 유형이 5.7%, 동거하며 생활비까지 받는 유형이 0.8%로 나타났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현상 연구원은 “캥거루족은 남녀 모두에게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며, 미취업 상태에 있는 청년층에서는 더 많이 발견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비(非)캥거루족인 청년들도 자발적 선택을 했다기보다는 같이 살더라도 부모가 생활비를 지원해줄 수 있는 여건이 안돼 어쩔 수 없이 독립한 것으로 분석했다. 청년 취업자들의 가구소득(본인 소득 제외)을 비교한 결과 캥거루족은 3,085만원으로 집계된 반면 비캥거루족의 가구소득은 1,390만원으로 절반 이하였다.
장기화되는 청년 실업난에 캥거루족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성인 남녀 1,061명을 상대로 본인이 캥거루족에 해당하는지 설문했더니 56.1%가 “그렇다”고 답했다. 지난해 조사 때 응답 비율(37.5%)보다 약 1.5배 높아진 것이다. 캥거루족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로는 절반 이상이 “집값 부담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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