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박정환 9단
흑 탕웨이싱 9단
<장면 7> 박정환이 우중앙에서 △로 둬서 흑의 응수를 물어본 게 대단히 좋은 수다. 흑이 평범하게 <참고1도> 1로 받으면 2, 3을 교환해서 중앙을 선수로 지킨 셈이므로 그 자체로 엄청난 이득이다.
그래서 탕웨이싱이 1로 반발했지만 이때 박정환이 가만히 2로 늘어둔 게 계속된 호착이다. 흑이 일단 3으로 따낼 수밖에 없는데 4, 6으로 흑 한 점을 제압해서 갑자기 중앙 백집이 엄청나게 불어났다.
여기까지가 오전 대국 수순이다. 응씨배 결승전은 오전 10시30분에 시작해서 오후 1시30분까지 대국을 하고 1시간 동안 점심 휴식시간을 가진 후 2시30분부터 오후 대국이 이어진다.
오후 대국이 시작되자 탕웨이싱이 좌하귀에 7로 치중해서 백8 때 9부터 12까지 선수로 백 한 점을 따냈다. 이 같은 형태서 흑의 당연한 권리처럼 돼 있는 대단히 큰 끝내기다.
한데 실은 이 과정에서 흑백 모두에게 매우 중대한 판단 착오가 있었다. 먼저 탕웨이싱은 좌하귀를 두기 전에 중앙에서 흑A, 백B를 미리 교환해 뒀어야 했다. 당장 우변에서 백이 <참고2도> 1, 3으로 나가 끊는 수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흑A, 백B가 있으면 1~3 다음 흑C가 선수여서 아무 수도 안 된다.) 만일 박정환이 11 때 손을 빼서 <참고2도>를 결행했더라면 여기서 바둑이 끝났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국 당시 박정환도 이 수를 전혀 못 보고 있었는지 순순히 12로 받아주는 바람에 탕웨이싱이 일단 위기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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