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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쓰레기통 없어 힘드셨죠? 환경지킴가게서 편히 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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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쓰레기통 없어 힘드셨죠? 환경지킴가게서 편히 버리세요

입력
2016.11.0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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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카페ㆍ빵집 등과 업무협약

매장 내부에 별도 쓰레기통 설치

홍보 부족… 행인들 이용률 미미

“지정업소 확대 등 개선해 갈 것”

‘여기는 자원이 순환되는 깨끗한 대명길입니다. 휴대한 쓰레기는 환경지킴가게로 가져오시면 버릴 수 있습니다.’

2일 오후 서울 혜화역 4번 출구를 나오자 몇 발자국 앞에 이런 문구가 쓰인 녹색 입간판이 행인들을 맞고 있었다. 출구 왼쪽으로 난 골목은 대학로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곳 중 하나인 대명길이다. ‘환경지킴가게’란 행인들이 쓰레기를 매장 내부에 설치된 별도 쓰레기통에 자유롭게 버릴 수 있는 곳을 말한다. 환경부와 서울 종로구가 지난달 19일부터 대명길에 있는 일부 카페, 빵집 등과 자율적으로 업무협약을 맺고 시범사업 중인 곳들이다. 길거리 쓰레기통을 찾기 힘들어 쓰레기 처리가 곤란한 요즘 의미 있는 시도다.

그러나 사업 시행 보름째를 맞아 기자가 이들 가게를 방문한 결과 아쉬움이 남았다. 홍보 부족으로 이용이 미미하거나, 유인책이 없어 업소 참여가 소극적인 정황이 나타났다.

우선 환경지킴가게 입구에는 A4 크기만한 문패 하나만 있을 뿐 이곳에 쓰레기를 마음 편히 버릴 수 있다는 설명은 없었다. 점심시간에 환경지킴가게인 A카페에서 한 시간을 지켜봤지만 외부에서 쓰레기를 버리러 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카페 아르바이트생 정모씨는 “100ℓ 종량제 봉투가 하루면 가득 차지만 대부분 카페 손님이 버린 매장 내 쓰레기”라고 말했다.

입간판에 환경지킴가게로 안내돼 있지만 실제로는 운영이 안 되는 곳도 있었다. B편의점과 C빵집은 매장에 문패가 없을 뿐만 아니라 종업원이 “환경지킴가게가 뭐냐”고 오히려 되물었다. 취재 결과 정부는 당초 환경지킴가게 참여 업소로 카페, 편의점 등 14곳을 지정했지만 얼마 안 가 절반으로 줄었고, 이마저도 제대로 운영되는 가게는 5곳에 불과했다. 이런 현실을 두고 대명상인회 관계자는 “매출에 딱히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닌데 가게에 쓰레기가 들어오는 일이 반갑지는 않을 것”이라며 “쓰레기 배출이 많은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본사 지침이 없어 동참 의지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환경지킴가게 가운데 지하철역과 가깝거나 매장 외부에 쓰레기통을 설치한 곳은 이용률이 높은 편이었다. 사업 시행 후 주변에서 담배꽁초나 일회용 컵 투기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상인들의 평가도 있었다. 다만 환경지킴가게를 알고 이용했다기 보다 “원래 있던 쓰레기통이라 생각하고 버렸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편의점 등에 쓰레기 처리를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환경지킴가게는 길거리 쓰레기통 부족으로 생겨난 무단 투기를 막아보자는 취지로 생겼다. 길가 쓰레기통에는 시민들이 손쉽게 쓰레기를 버릴 수 있지만, 가정 내 쓰레기가 버려지는 등 부작용 탓에 지방자치단체들이 없애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 서울에는 길거리 쓰레기통이 20년 전과 비교해 33% 줄어든 5,100여개만 남아 있다. 일각에선 길거리 쓰레기통을 없애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사업 운영에 미흡한 점이 확인된 만큼 구청과 협의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환경지킴가게 문패
환경지킴가게 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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