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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DJ 비서실장 지내신 분이…” 한광옥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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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DJ 비서실장 지내신 분이…” 한광옥에 쓴소리

입력
2016.11.0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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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실장 “朴, 어느 때보다 진실성”

野의원들 앞에서 대통령 감싸기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광옥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이 4일 호된 국회 신고식을 치렀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그가 15년 만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옷을 갈아입고’ 나타나자 야권 인사들은 싸늘한 시선과 함께 가시 돋친 말을 쏟아냈다.

한 실장의 뒤를 이어 DJ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로 예방 온 한 실장을 향해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지낸 분이 국무총리로 갔으면 갔지 박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가는 것이 웬말이냐”고 쓴소리를 날린 뒤 “지금은 정반대에 있으나 우정은 지키며 자기 입장은 입장대로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굳은 얼굴로 “평상시 같으면 옛 인연도 말씀 드리고 덕담도 나누고 하겠지만 시국이 시국”이라고 운을 뗀 뒤 곧바로 “김병준 총리 (후보자) 문제는 국회에서 여야가 잘 논의를 해 볼 테니 지명을 철회해줄 것을 (대통령에게) 설득해달라. 그래야 난국을 헤쳐갈 수 있다”고 요구했다. 두 야당 원내대표 예방은 이처럼 냉랭한 분위기 속에 5분 만에 끝났다.

이어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는 과거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는 야당 의원들이 “착잡하다”는 말과 함께 한 실장을 향해 박 대통령의 잘못을 따지며 날카로운 공격을 이어갔다. DJ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이훈 민주당 의원은 “말단에서나마 저도 김대중 대통령에게서 국민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권력자는 없다는 것을 배웠다”며 “그러나 박 대통령은 때가 늦었다. 국민은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야를 주장했다. 국민의정부 때 청와대 1부속실장이었던 같은 당 김한정 의원은 “저는 청와대, 한 실장은 당에서 애를 썼다”며 “오늘의 대한민국 현실은 참담하다. 대통령이 오늘 고심 어린 말씀을 했지만 국민 반응은 도리어 실망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실장은 이날 박 대통령을 방어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그는 “대통령에게 국정 일선에서 물러나라고 건의할 생각이 없느냐”는 김한정 의원의 질문에 “그런 건의를 할 생각이 없다”며 “오늘 대통령께서 하신 고뇌에 찬 말씀은 그 어느 때보다 진실성이 있다”고 감쌌다. 이어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모든 참모진이 독대조차 못했다는 것이 현실이다.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서 내려오라고 조언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수석이 독대가 안 된다는 말은 과장이다. 수석들과 소통이 된다”고 반박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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