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파문에 7주간 곤두박질
TK 간신히 10%... 호남은 0%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5%까지 추락했다. 역대 대통령 지지율과 관련한 여론조사 집계 최저치다.
한국갤럽이 4일 발표한 정례 주간 여론조사(11월 1주차)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긍정평가한 응답자는 전체의 5%, 부정평가는 89%인 것으로 나타났다. IMF 외환 위기를 맞았던 김영삼 정부 집권 5년차 4분기의 6% 최저치 지지율을 경신한 것이다. 긍정평가는 전주(17%)보다 12%포인트 떨어졌고, 부정평가는 74%에서 15%포인트나 올랐다. ‘어느 쪽도 아니다’(2%)라거나 모름ㆍ응답거절(4%) 답변은 6%였다. 갤럽은 최순실씨 국정농단 개입 의혹이 불거진 지난 9월 둘째주(33%) 이후부터 박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가 7주 연속 하락세라고 밝혔다.
무너지지 않는다는 의미로 콘크리트로까지 불렸던 대구경북(TK)과 60대 이상 연령층의 지지도도 겨우 두 자릿수를 넘겼다. 그나마 5%라는 수치가 나온 것은 TK(10%), 60대 이상(13%), 가정주부(10%)가 보낸 지지 때문으로 분석됐다. 50대 미만의 국정운영 지지도는 20ㆍ30대가 1%, 40ㆍ50대는 3%에 그치는 참혹한 수준이었다.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 이유로 ‘최순실/미르·K스포츠재단’이 49%로 절반가량 꼽혔으며,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않다’(13%), ‘소통 미흡’(6%), ‘리더십 부족/책임 회피’(5%), ‘주관/소신 부족’과 ‘전반적으로 부족하다’가 각각 4%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TK가 유일하게 10%로 두 자릿수였으며 서울 2%, 인천과 경기 4%, 대전ㆍ세종ㆍ충청 3%, 부산ㆍ울산ㆍ경남이 9%였다. 호남은 사실상 0%였다. 갤럽 관계자는 “우리가 조사한 샘플에서 긍정적으로 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5%라는 지지 수치는 사실상 국정운영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것이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인적 쇄신을 했음에도 탄탄한 지지기반까지 사라진 국정불능 상태여서 대통령의 당적이탈 논의가 촉발될 것”이라며 “50대 이하의 불신이 커질수록 장외시위로 번진 전례를 반추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5%라는 지지율은 세부분석이 무의미한 수준”이라며 “독점ㆍ배타적인 통치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게 표출됐다”고 분석했다. 정한울 고려대 연구교수는 “지지층의 궤멸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갤럽의 이번 조사는 지난 1~3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임의걸기)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였다. 응답률은 27%.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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