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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쿠르드계 의원 10여명 체포…끝나지 않은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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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쿠르드계 의원 10여명 체포…끝나지 않은 공포

입력
2016.11.05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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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디야르바크르 사복 경찰들이 4일 도심에서 펼쳐진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쿠르드계 의원 출신 세바하트 툰셀(가운데) 의 입을 막은 채 연행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터키 디야르바크르 사복 경찰들이 4일 도심에서 펼쳐진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쿠르드계 의원 출신 세바하트 툰셀(가운데) 의 입을 막은 채 연행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터키 사법당국이 쿠르드계 정당 대표 등 현역 의원 13명을 긴급 체포했다. 터키 당국의 강경 행보와 동시에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부분에 심각한 접속 장애가 생기면서 터키 전역에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터키 내무부는 4일(현지시간) 오전 인민민주당(HDP) 셀라하틴 데미르타시 공동대표와 피겐 이위크세크다 등 현역 의원 11명을 테러조직 연계 혐의로 연행해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터키 검찰은 오전 1시쯤 의원들의 자택과 앙카라 HDP 중앙당사를 급습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SNS에는 이위크세크다 의원이 자택에 들이닥친 경찰에 항의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됐다.

쿠르드계를 대변하는 원내 제3당인 HDP의 소속 의원들은 터키 당국이 테러조직으로 분류한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에 연계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총리실은 같은 날 오후 현재 HDP 의원 15명에 구인영장을 발부했으며 해외 체류 중인 2명을 제외한 13명을 연행했다고 밝혔다.

터키 당국은 지난 7월 쿠데타 진압 이후 국가비상사태 권한을 이용해 쿠르드계를 부쩍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터키 의원도 면책 특권을 갖고 있으나 의회를 장악한 집권 정의개발당(AKP)은 5월 본회의장 난투극을 벌여가며 테러ㆍPKK 관련 혐의에 면책특권이 적용되지 않도록 법을 개정했다.

이에 터키 정부의 사정 드라이브는 점차 본격화하고 있다. 3일 반주 찰드란에서는 HDP 소속 수나 아타바이 시장이 같은 혐의로 체포됐고, 브뤼셀행 비행기를 타려던 페르하트 엔쥐 HDP 의원 또한 공항에서 여권을 뺏기고 출국금지를 당했다. 지난달 25일에는 대표적인 쿠르드계 도시 디야르바크르에서 귈탄 크샤나크와 공동시장 프라트 안르가 체포됐으며 지난달 초에는 쿠르드어 TV채널과 라디오 20여 곳이 방송 강제중단을 당했다. 4일 오전부터는 터키 전역에서 하루 종일 트위터, 왓츠앱, 페이스북 등 SNS와 메신저의 접속 장애 신고가 빗발치고 있다.

쿠르드계 지역은 이와 동시에 연이은 폭탄 테러로 극도의 긴장 상황에 돌입했다. 디야르바크르의 한 경찰관서 앞에서 폭탄을 실은 차량이 터져 민간인과 경찰관 등 8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디야르바크르 당국은 PKK를 배후로 지목했다.

한편 앙카라와 터키 남동부에서는 HDP 의원 체포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면서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앙카라에서의 충돌 영상이 유포되는 가운데, 디야르바크르 시위진압 경찰에 실탄이 지급된 사실이 알려져 HDP와 터키 제1야당은 크게 반발했다. HDP 소속 아뎀 게베리 의원은 “HDP 의원 체포는 정치적 학살”이라며 “공권력이 비민주적이고 불법적인 방식으로 의회 역할을 중단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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