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레 난민촌 철거작업이 마무리되자 이번에는 수도 파리가 밀려드는 난민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프랑스 파리 북부 19구 조레스역과 스탈린그라드역 인근에 난민 3,000여명이 밀집해 생활하고 있으며, 매일 최대 100명이 추가로 유입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리 시내에 텐트촌을 형성한 이들은 대부분 아프리카와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영국 행이나 프랑스 정식 망명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파리의 난민들이 ‘정글’로 불리던 칼레에서보다 열악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중화장실이나 간이화장실 수가 칼레보다 적고, 시(市)에서 그마저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여론이 악화되자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인도주의와 위생문제가 절망적인 수준”이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을 촉구했다.
구호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는 칼레 난민촌 철거의 부작용이라고 입을 모았다. NYT가 만난 한 시민은 “지난주부터 난민 텐트가 급격히 늘어났다”며 “모두 칼레에서 내려온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구호단체 측은 “정부가 칼레 난민촌을 떠난 난민 일부를 무책임하게 파리 거리에 내려줬다”며 의혹을 제기했지만 당국은 이를 부인했다.
프랑스 정부와 파리 시는 다급하게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이번 주 내로 철거 작업을 실시해 파리에 있는 난민을 모두 옮기겠다”고 약속했고, 파리 시는 18구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NYT는 “이미 경찰이 수 차례 철거를 시도했지만 곧 새로운 난민촌이 생겨났고, 파리 시 임시거처는 400명밖에 수용하지 못한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강유빈 인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