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4ㆍ토트넘)이 주춤하는 사이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뛰고 있는 황희찬(20)이 폭발했다.
황희찬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니스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I조 4차전에서 후반 27분과 28분 연속 골을 몰아치며 팀의 2-0 승리를 책임졌다. 그는 후반 17분 교체 출전해 10분 만에 결승골을 넣더니 1분 만에 쐐기 골까지 터뜨렸다. 두 골 모두 상대 오프사이드를 절묘하게 벗겨내는 움직임과 침착한 마무리가 돋보였다. 이전 경기까지 3패로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렸던 잘츠부르크는 첫 승을 따내며 기사회생했다. I조에서는 독일 샬케04가 4승으로 1위고, 러시아 크라스노다르(2승2패)가 2위, 잘츠부르크와 니스(1승3패)가 3ㆍ4위다.
황희찬은 최근 절정의 득점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달 23일 장폴텐과 리그 원정에서 시즌 1,2호 골을 한꺼번에 올리더니 30일 SV리트와 리그 홈경기에서도 결승골로 1-0 승리를 완성했다. 이번에는 니스를 제물로 자신의 유럽대항전 데뷔 골까지 기록했다. 아돌프 휘터(46) 감독이 얼마 전부터 원 톱 시스템에서 투 톱으로 변화를 주면서 상대적으로 출전 기회가 많아졌고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황희찬의 상승세에 울리 슈틸리케(62ㆍ독일) 대표팀 감독도 미소 짓고 있다.
한국은 11일 캐나다(천안)와 평가전에 이어 15일 우즈베키스탄(서울)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을 치른다. 우즈벡전은 슈틸리케 감독의 ‘운명’과 한국의 본선 진출이 판가름 나는 중요한 경기다. 황희찬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황희찬의 대표 발탁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9월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중국ㆍ시리아와 최종예선 1ㆍ2차전에 출전했지만 인상적인 활약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 슈틸리케 감독은 “캐나다전 때 황희찬과 이정협(25ㆍ울산)을 45분씩 번갈아 최전방 공격수로 뛰게 할 것이다”고 예고했다. 황희찬이 캐나다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우즈벡전 때도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이 최근 체력 저하로 한 달 가까이 골을 못 넣고 있는 상황이라 황희찬에게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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