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환전소 여직원을 살해하고 필리핀으로 도주해 한국인 여행객들을 납치,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최세용(50)과 김성곤(44)에 대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 유창훈)는 강도살인 및 납치강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씨와 김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각각 10년과 30년의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또 필리핀 현지에서 범행에 가담해 강도살인 및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45)씨에게 징역 20년(전자발찌 부착 10년)을, 또 다른 김모(23)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최씨와 김씨는 앞서 2007년 경기도 안양의 환전소에서 26세 여직원을 흉기로 살해하고 필리핀으로 도주해 여행객 김모(50)씨와 홍모(29)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유 부장판사는 “환전소 여직원 살해 후 필리핀으로 도주하고 공범을 가담시켜 한국인 여행객을 상대로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과정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했고 살해 책임을 앞서 숨진 공범에 전가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와 유족들이 평생 회복하기 어려운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됐다”며 “특히 피해자 2명의 유족은 오랜 기간 가족의 생사를 알 수 없는 더 큰 고통을 받았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형량이 낮은 김씨에 대해서는 “17세에 가담해 필리핀에서 숨진 여행객 2명에 대한 범행을 자백해 유해를 유족에게 돌려보낸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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