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 누명 완전히 벗어
검찰ㆍ경찰, 피고인들에 사과

검찰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삼례 3인조 강도치사 사건’에 대해 4일 항소를 포기했다. 검찰과 경찰은 이날 이번 사건과 관련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17년간 범죄자의 낙인이 찍힌 채 살아온 피고인들을 위로하기에 미흡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주지검은 “지금까지 드러난 재심 전후의 증거관계를 종합한 결과와 재심 결과를 받아들여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오랜 기간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은 피고인들과 그 가족, 피해자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부실수사 논란을 빚은 경찰도 “무죄 확정판결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고통 받은 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이러한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삼례 3인조’ 재심사건을 변호한 박준영 변호사는 “검찰은 무엇을 잘못하고 반성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며 “검찰의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라 강압 수사한 경찰은 물론 사법부 차원에서도 명백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의 항소 포기로 굴레를 완전히 벗은 삼례 3인조와 피해자 유족은 국가를 상대로 형사보상과 국가배상청구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앞서 전주지법 제1형사부는 지난달 28일 강도치사 혐의로 기소된 최대열, 임명선, 강인구 씨 등 3명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최씨 등의 자백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객관적으로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삼례 3인조’는 1999년 2월 6일 오전 4시쯤 전북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에 침입해 유모(당시 76) 할머니의 입을 테이프로 막아 숨지게 한 혐의로 각각 징역 3~6년을 선고받고 복역을 마쳤다. 이들은 지난해 3월 “경찰의 강압수사 때문에 허위자백을 했다”며 전주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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