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원대 협회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아 온 대한레슬링협회 전ㆍ현직 임직원이 무더기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 중에는 이명박정부 막후 실세로 꼽혔던 천신일(73) 세중나모여행 회장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지난달 천 회장을 비롯해 김모(56) 전 대한레슬링협회 회장 등 22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을 달아 서울 서부지검으로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2002~2011년 레슬링협회 회장을 역임한 천 회장은 2010년 초 협회 공금 400만원을 자신의 변호사 비용으로, 퇴임 후인 2012년 중순에는 2,200여만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업무상 횡령)를 받고 있다. 지난해 결산 과정에서 협회 예산 32억여원이 부족하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 5월 천 회장의 불법 행위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의 친구이자 최측근인 천 회장은 2010년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대표에게서 현금 26억원과 철골 대금 12억2,000만원 등 47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기소돼 실형을 선고 받았지만 2013년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검찰 관계자는 “천 회장을 포함한 레슬링협회 임직원들의 횡령혐의 전반을 면밀히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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