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기습 개각으로 사실상 ‘책임총리제’가 시행되었지만, 앞으로도 외교와 안보 분야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국격이 바닥으로 떨어진 지금, 박 대통령이 외치(外治)를 이어가는 것에 대한 우려를 한 번 짚어보았습니다.
글·기획=최유경 인턴기자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3)
디자인=백종호 디자이너
“샤머니즘 종교집단이 연루된 스캔들이 한국 대통령을 위협하고 있다.” (NPR)
전 세계에 알려진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대한민국의 국격이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외신들도 이번 사태에 경악하며 통렬한 비판을 내놓고 있다.
“독재자의 딸 박근혜는 비밀 참모, 정실 인사, 부정 이득의 소문, 심지어 섹스 등 연속극에나 나옴직한 내용의 정치적 스캔들 속에 빠져 있다.” (워싱턴포스트(WP))
“최순실은 재단의 돈을 개인 ATM 기계처럼 사용했다." (LA타임스)
“최순실 씨와 박 대통령의 신령한 관계를 짚은 보도를 보고 많은 한국 국민은 대통령이 '돌팔이'(quack)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믿는다.”(파이낸셜타임스(FT))
"박 정권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한일간 위안부 합의 이행,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협력도 진전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마이니치신문)
내치 (ex. 경제 등) –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내정자
외치 (ex. 외교, 안보 등) – 박근혜 대통령
그러나 박 대통령은 2일 기습 개각을 발표하며 앞으로도 외교·안보 분야에서만큼은 전권을 쥐고 주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새누리당의 ‘거국중립내각’ 역시 ‘외치(外治)는 대통령, 내치(內治)는 책임총리’라는 구상이다.
하지만 대통령 자신의 실정으로 인해 국격이 땅에 떨어진 지금, 박 대통령이 ‘외교’를 제대로 해 낼 수 있을까 의문이 적지 않다.
잦은 해외순방에도 불구하고 정작 사드(THAAD)를 둘러싼 미ㆍ중 갈등 고조, 빈약한 한일 위안부 합의 등 그동안 박 대통령이 보여준 외교 성과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심지어 외교에 필수적인 표현력이나 순발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받았다.
“불쌍한 박 대통령, 질문이 무엇이었는지조차 기억을 못 하시네요!”
(“Poor President Park doesn’t even remember what the other question was!”)
(2014년 4월 25일 한미 기자회견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중국에선 시진핑 주석 내외와 사진촬영을 하면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화제에 올랐다.
핵안보정상회의에선 정상들의 사진촬영 시간에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한국을 세계적 웃음거리로 만든 ‘최순실 게이트’, 각국 정상이나 외교관들은 그동안 이상하게 여겨왔던 박 대통령의 언행의 원인이 뭔지 이제야 깨닫기 시작했을 것이다.
“박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최근 2년간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경향을 보였던 것이 최씨의 영향 때문은 아닐까.” (환구시보)
외치(外治)는 계속하겠다고?
외교는 아무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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