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14년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지 2년여 만에 상장과 상패, 상금을 받았다.
서울평화상 문화재단은 2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총리 청사에서 제12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상장과 상패, 상금 20만 달러를 전달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자신을 수상자로 선정한 것에 대해 사의를 표시하는 연설을 통해 유럽 통합을 위한 노력을 비롯해 독일과 이웃 국가 및 이스라엘과의 화해와 상호이해를 위한 노력에 대해 이번 상을 준 것이라며 “독일과 유럽에 큰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서울평화상 심사위원회는 2014년 9월 과거사 사죄를 통한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 문제를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각성시키면서 이를 통해 전쟁의 폐해를 알리고 국제 평화의 중요성을 부각한 메르켈 총리를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발표 당시 크리스티아네 비르츠 독일 정부 부대변인은 메르켈 총리가 서울에서 직접 수상하는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이후 방한 없이 2년이 흐르자 총리실이 재단에 양해를 구해 이번 시상식이 마련됐다.
약 15분간 진행된 이 날 시상식에서 메르켈 총리는 “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이웃 국가들을 수년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시리아 내전의 참상과 반인도주의 범죄 행위를 지적하는 등 국제평화의 위협 요인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촉구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시상자로 이경수 주독일 한국대사와 김승채 서울평화상 문화재단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상은 서울올림픽이 동서 화합과 평화 분위기를 고취했다는 평가 아래 그 정신을 기린다는 목적으로 제정된 뒤 격년제로 시상되고 있다.
1990년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첫 수상자로 선정된 데 이어 조지 슐츠 전 미국 국무장관, 국경없는의사회,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오가타 사다코(緖方貞子) 전 유엔 난민최고대표, 구호단체인 영국의 옥스팜,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 무하마드 유누스 전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 총재, 수잰 숄티 미국 디펜스포럼 대표,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엘 시스테마’ 설립자가 수상했다. 2012년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상을 받았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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