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막말 중단 약속을 한 지 일주일 만에 다시 미국을 향해 욕설을 내뱉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일 마닐라 북쪽 팡가시난 지방 수알시에서 열린 베트남 불법조업 어민 환송 행사에 참석해 최근 미국이 더 이상 필리핀 경찰에게 무기를 판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이 원숭이들을 보라”며 “우리에게 소총 2만6,000정을 팔기로 해놓고 이제 와서 말을 뒤집었다. 개XX”라고 말했다. 앞서 미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벤 카딘(메릴랜드) 의원은 지난달 말 필리핀의 반 인권적인 마약과의 전쟁을 지목하며 필리핀 경찰에 대한 소총 판매 중단을 촉구했고, 국무부는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필리핀측에 밝혔다.
두테르테는 이어 “우리에게는 아직 범죄자들과 맞서 싸울 공기총과 주먹이 있다”라며 미국이 소총을 공급하지 않더라도 마약과의 전쟁을 멈출 생각이 없음을 시사했다. 두테르테는 지난 6월 취임 후 미국을 향한 욕설 등으로 국제적 논란이 일자 지난달 말 일본 방문 이후 “비속어나 욕을 다시는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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