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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마지막 2년을 함께한 가족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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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마지막 2년을 함께한 가족 이야기

입력
2016.11.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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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 보호소에는 가족을 기다리는 동물들이 많습니다. 그 중 나이가 많은 동물들은 입양에서 제일 먼저 제외되지요. 하지만 스무 살 때 입양되어 마지막 2년을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낸 고양이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동물 전문매체 러브뮤에 따르면 미국 유타주에 거주하는 질 윌리엄스 씨 가족은 2년 전 새끼고양이를 입양하기 위해 보호시설을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윌리엄스 씨가 마음을 빼앗긴 것은 그곳에서 입양해 줄 가족을 기다리고 있던 늙은 고양이 덱스터였습니다.

입양 당시 덱스터는 고령인 데다 저체중이었고 이도 없었다. 러브뮤
입양 당시 덱스터는 고령인 데다 저체중이었고 이도 없었다. 러브뮤

이미 스무 살인 덱스터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없었지만 윌리엄스 씨 가족은 새끼고양이 대신 덱스터를 선택했습니다. 남은 여생을 행복하게 해 주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덱스터를 집으로 데려온 가족은 나이가 너무 많아 함께 놀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저 집안에서 자유롭고 편안하게 살아주면 그걸로 됐다고 여겼는데요.

서로 꼭 껴안고 있는 소년과 덱스터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러브뮤
서로 꼭 껴안고 있는 소년과 덱스터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러브뮤

그런데 덱스터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윌리엄스 씨의 아들 제이제이에게 안겼고, 그날부터 둘은 늘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덱스터는 언제나 곁에 있는 소년에게 한결같은 사랑을 주었습니다. 제이제이도 덱스터의 식사를 챙기고 정성껏 돌봤습니다.

제이제이가 다른 일을 하는 동안에도, 덱스터는 몇 시간이고 머리와 몸을 소년에게 비볐습니다. 소년이 안아주면 가르랑거리며 행복해했습니다.

덱스터가 개 무리 속에 대장처럼 앉아 있다. 러브뮤
덱스터가 개 무리 속에 대장처럼 앉아 있다. 러브뮤

덱스터는 집에서 기르고 있는 개들의 ‘리더’이기도 했습니다. 할아버지 고양이는 개들에게도 조건 없는 사랑을 주었는데요. 덱스터는 사실 개들뿐만이 아니라 이 집의 리더이기도 했습니다. 새벽 4시 30분부터 밥을 달라 졸랐고 밥을 줄 때까지 시계 알람 소리처럼 골골 소리를 냈다고 합니다.

덱스터는 사랑하는 가족과 마지막 2년을 함께 살고 얼마 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덱스터와 가족들에게 이 2년은 사랑과 기쁨이 가득한 최고의 시간이었죠. 덱스터와 함께 지낸 시간은 매우 짧았지만, 가족들은 덱스터가 준 사랑과 행복을 결코 잊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덱스터는 언제까지나 가족들의 마음속에 살아 있을 겁니다.

덱스터는 고령의 동물도 새로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긴 시간이 아니더라도 그 시간만큼은 사람과 동물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걸요.

한희숙 번역가 pullkk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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