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허인혜] '블랙핑크'라는 그룹명은 반전 매력을 노렸다. 무대 아래에서 만난 블랙핑크는 딱 그랬다. 터놓자면 매끄러운 인터뷰 상대는 아니었다. 한 마디 사이 깊은 숨을 골랐고, 질문은 펜으로 다 받아 적은 뒤 잠시 생각에 잠겼다. 한국어가 익숙한 제니와 지수는 해외파 로제와 리사에게 질문을 다시 천천히 일러줬다. 'YG의 약 빤 매력'을 기대한 이들에게 무대 아래 소녀들은 블랙보다는 핑크에 가까웠다. 도리어 그게 예뻤다.
-인사할 때부터 수줍어했다. 무대 위의 모습과 무척 다른데.
제니="무대에 설 때보다 말하는 자리에 있으면 굉장히 낯설다. 인터뷰하러 올라오면서도 마인드 컨트롤, 자기 최면을 걸었다. 따로 (인터뷰) 연습을 하고 있는데 차차 나아졌으면 한다."
지수="제니는 무대 위에서 카리스마가 있다. 무대 아래에서는 답변도 담당한다. '블랙' 이미지에 가장 맞는 멤버다."
-두 번째 싱글이다. 준비는 어떻게 했는지.
지수="'불장난'은 비트가 강한 곡이다. 안무도 강렬하게 맞췄다. 팬들이 무대와 안무를 같이 즐길 수 있게 안무 연습에 중점을 뒀다."
제니="아무래도 '휘파람' 무대에 섰을 때는 처음 대중 앞에서 퍼포먼스를 보였다. 보는 사람들이 몰입하도록 무대를 장악하는 게 어려웠다. 두 번째 싱글인 지금은 장악력까지 철저하게 연습했다."
-데뷔 14일 만에 음악방송 1위를 했다. 부담감이 없나.
제니="빠른 1위를 기록한 부담감은 여전히 있다. 신인이다 보니 성적이나 순위에 연연하지 말고 곡들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자고 입을 모았다. 아직까지 바깥에 자유롭게 나가본 적이 없어서 실제로 알아볼지 모르겠다."
지수="좋은 피드백이든, 안 좋은 피드백이든 모두 보려고 한다. '왔다, 드디어 관심이다'이런 느낌이다."
-이번에도 'YG스럽다'는 평이 많다.
로제="'YG스러운 보컬'이라고 한다. 호주에서 자라 팝송을 자주 불렀다. 주로 빌보드 차트에 올랐던 음악 위주로 불러 북미팝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기타를 칠 줄 알아 어쿠스틱 연주를 하며 부르는데 그 색깔도 목소리에 묻어있다."
제니="테디와 곡 작업을 시작한 지 1년에서 2년 사이가 됐다. 이번 활동을 위해서도 분위기가 다른 여러 곡을 준비했는데, 곡을 선정하고 같이 작업하면서 서로 영향을 미쳤다."
지수="우리가 노는 모습이나 툭툭 던지는 말을 듣고 테디가 음악 분위기에 활용하기도 한다. 우리는 테디에게, 테디는 우리에게 영향을 준다."
-소녀 그룹이다. 발라드나 소녀풍의 댄스곡은 바라지 않나.
로제="'불장난'이 보컬적인 부분이 의외로 많은 곡이다. 발라드 장르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도전해보고 싶다."
지수="'스테이'는 계절과 맞게 어쿠스틱한 곡이다. 컨트리 팝인데, 서정적인 요소가 들어있다. 로제가 기타 연주를 하면서 노래하는 색다른 모습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선배 그룹 '투애니원'과 자주 비교된다.
제니="'투애니원'이라는 수식어를 버리기 보다 잊을 수 있도록 블랙핑크의 색이 드러나는 게 시급하다. 이 아이들은 이런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구나, 하는 걸 느꼈으면 한다. 롤모델을 두기 보다 우리만의 색을 만들자는 한마음을 밀고 나갔다."
-안무 전환도 빠르고 퍼포먼스 동작도 크다. 어려웠던 점은.
지수="네 명이 같은 느낌으로 맞춰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손 끝 처리처럼 다같이 맞아야하는 부분이 많아 반복 연습을 했다. 군무처럼 보이려고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춤 연습량이 전곡보다 훨씬 늘었다. 가사에 맞춘 포인트 안무들이 많아 멋지게 표현되도록 했다."
제니="'붐바야' 때도 팔을 많이 쓰는 등 안무가 강했다. 보여드린 모습이 연습생 시절 가장 많이 손봤던 부분이라 크게 벗어나고 싶지는 않다."
-노래 제목이 '불장난'이다. 멤버들 마음에 불을 지르는 남자는 어떤 타입인가?
제니="자기 일에 충실한 사람."
지수="완벽하게 착하고, 나를 많이 좋아해 주는 사람이 끌린다."
리사="나를 케어해 주는 남자가 좋다."
로제="목소리가 좋은 남자. 개성이 있으면서 깨지 않는 목소리였으면 한다. 국내에 선배 가수로? 너무 많다(웃음)."
-듀엣을 해보고 싶은 남자 가수가 있나.
로제="GD 선배와 듀엣을 했었다. 빅뱅과 함께하면 영광이겠다."
-각자의 매력들은 뭔가.
지수="리사는 무대 위에서 카리스마와 포스를 보여주는 멤버다. 무대 밑에서는 남동생 매력이 있다. 장난기가 많고, 어린 아이같고."
리사="로제의 매력은 애교와 부끄러움이다. 기타를 치며 허스키하게 노래할 때는 멋진데 내려오면 수줍음이 늘어난다."
로제="제니는 무대에서의 자신감 때문에 섹시하다. 다가가기 힘든 존재로 보이다가도 실제로 따뜻하고 귀여운 모습을 겪으면 '반전 매력'을 느낀다."
제니="지수가 '주간아이돌'에서 예능 멤버의 가능성을 보였다. 개그를 선보인다."
-태국 출신 멤버 리사는 처음 한국어를 전혀 못했다. 지금은 능수능란하다.
리사="하루 2시간씩 매일 수업을 받았다. 블랙핑크가 결성된 뒤에는 숙소 생활을 하면서 생활 한국어가 빨리 늘었다."
지수="'주간아이돌' 연습을 하면서 리사의 속담 맞추기를 재미 요소로 넣었다. 못 맞출 줄 알고(웃음). '우물안 개구리'를 해보려고 '우물안'하니까 '개구리'를 바로 말하더라. 알고 보니 한국어 공부하면서 속담도 같이 배웠다."
-연락을 주고받는 태국 출신 아이돌이 있나.
리사="갓세븐의 뱀뱀과 데뷔 전부터 알던 사이였다. 요즘도 가끔 연락한다. 뱀뱀은 '우리는 태국인이니까 한국어를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말실수를 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조언했다. 태국인들도 어느 정도 기대감이 있을 텐데 실망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도 했다."
-각각 4~6년의 트레이닝을 거쳤다. 연습생 시절 힐링법은.
로제="멤버들과 요리하고 먹으면서 TV 보기가 제일 큰 위로다."
제니="넷이 뭉쳐 맛집을 찾아 다녔다. 리사 때문은 아니고 내가 태국음식을 좋아해서 홍대 인근 음식점들에 간다."
리사="한국 음식 중 감자탕을 정말 좋아한다. 처음 먹자마자 너무 내 스타일이었다. 친한 사람들과 있으면 뼈째 들고 뜯는다."
지수="먹는 걸 좋아해서 양이 많지 않아도 맛있는 걸 먹어야 한다."
-이번 앨범도 1위를 한다면 1위 공약은.
지수="첫 싱글로 1위를 받았을 때 짜릿했다. 다들 연습생 기간이 길어서 오래 기다린 결과물이라고 여겼다."
제니="아직 첫 무대도 오르지 않아서 어떻게 1위 공약을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웃음)."
사진=YG엔터테인먼트
허인혜 기자 hinhy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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