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현/사진=KLPGA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최근 국내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은 엄청난 인파를 골프장으로 끌어 모아 화제를 모았다. 하나은행 챔피언십은 박성현(23ㆍ넵스)-전인지(22ㆍ하이트진로)-리이다 고(19ㆍ뉴질랜드)가 같은 조에 편성돼 평일임에도 첫 날부터 구름 갤러리들이 운집했고 이에 뒤질세라 KB금융 챔피언십 역시 박성현-전인지-고진영(21ㆍ넵스)을 한 데 묶어 흥행에 성공했다.
1주일 뒤 인천 드림파크 컨트리클럽(파72ㆍ6,716야드)에서는 KLPGA 혼마골프ㆍ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이 열렸다. 그런데 앞선 두 개 대회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 끝에 퍼팅의 달인 이승현(25ㆍNH투자증권)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대회는 대체로 한산함이 느껴질 만큼 갤러리 수가 많지 않았다.
최종 3라운드가 벌어진 당일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 탓도 있겠지만 오후 들어 바람이 불지 않고 햇볕이 강하게 내리쬔 비교적 따뜻했던 날씨를 감안하면 꼭 그 때문만은 아니었다.
결정적인 이유는 주목을 끌만 한 스타플레이어의 부재로 볼 수 있다. 이 대회는 연일 강행군을 이어간 박성현이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했다. 구름 갤러리를 불러 모을 만한 이렇다 할 선수나 이슈가 없어지자 여자 프로골프 열기도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지난 2년간 KLPGA의 인기 상종가를 견인한 선수들이 앞 다퉈 큰 무대로 진출한다. KLPGA에는 상당한 악재다. 2015년의 별 전인지에 이어 2016년을 이끈 박성현의 LPGA 진출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문제는 전인지와 박성현을 이을 거물급 스타가 당장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즌 3승으로 박성현과 대상 포인트를 다투는 고진영과 빅3를 형성한 이승현 등이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인 모습이다.
자칫 현실에 안주해 자만에 빠지는 순간 다시 그들만의 리그로 되돌아가지 말란 법이 없다는 걸 혼마 골프 대회가 경고하는 것일 수도 있다.
KLPGA는 매 대회 팬 친화적인 서비스에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혼마 대회는 그런 측면에서 다소 미미했다. 대회 장소인 드림파크 컨트리클럽은 쓰레기 매립지 위에 조성됐다. 2014년 아시안게임을 통해 국제 규모의 코스로 인정받아 골퍼들에게 수도권의 인기 있는 친환경 대중 골프장으로 사랑 받고 있다. 인천 서구에 위치해 접근성도 뛰어난 편이다. 그러나 워낙 외진 곳이어서 자가용을 이용해야만 한다. 대부분의 인천 대회가 제공하는 인근 지하철역을 오가는 흔한 갤러리 셔틀버스조차 운영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클럽하우스에서 경기장까지 거리가 너무 멀었다. 갤러리들은 산 중턱을 오르듯 몇 백 미터를 숨 가쁘게 걸어 올라가야 했다. 현장의 한 관계자가 "드림파크에서는 대회가 처음"이라며 "처음이라서 코스 레코드가 없다"고 할 만큼 외면 받았던 이유로 여겨졌다.
박인비(28ㆍKB금융그룹)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골프가 전 국민의 대중적인 프로 스포츠로 거듭날지 기로에 서 있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몇몇 스타플레이어들에 의존한 인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팬들이 골프장으로 많이 모이는 지금이 아주 중요한 시기다. 한 번 온 팬들이 두 번 세 번 오고 싶도록 오롯이 팬 입장에서 생각한 서비스에 소홀함이 없어야 되는데 대회마다 그 편차가 너무 큰 것이 사실이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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