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수사국(FBI)의 ‘이메일 스캔들’수사로 미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FBI의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 재수사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나우디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FBI 재수사 논란에 대해 “수사에는 어떤 기준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수사는 암시나 불충분한 정보, 누설 등으로 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뭔가 있는 것처럼 냄새를 풍기는’FBI의 수사 행태를 꼬집은 것으로, 현직 대통령의 FBI 비판은 대단히 이례적인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지난번 (7월에) FBI가 철저하게 조사했을 당시의 결론은 ‘클린턴이 비록 실수했지만, 전혀 기소할 만한 내용은 아니었다’는 것”이었다고 상기시켰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킹메이커’를 자처하며 연일 클린턴 지지를 호소하는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도 FBI 재수사 탓에 자칫 승패가 뒤집히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이 대선을 11일 앞둔 지난달 28일 재수사 방침을 전격으로 밝힌 뒤 클린턴 우위 구도의 판세는 순식간에 초접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특히, 전날 발표된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의 지난 1일 추적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가 46%대 45%로 클린턴을 처음 앞선 것으로 나와 막판 요동치는 표심을 반영했다.
코미 FBI 국장은 지난달 28일 미 의회에 보낸 서신에서 “당초 이메일 수사와 무관한 것으로 분류한 이메일 중에서 수사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메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재수사 방침을 밝혔으나, 구체적인 문제점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아 ‘선거개입’ 논란에 휩싸였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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