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의 사람들 ‘배신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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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의 사람들 ‘배신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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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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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ㆍ조윤선 등은 거리 두기

“덕이 없는 리더십 한계” 지적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2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으로 출두 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박근혜 대통령 곁에서 감언을 쏟아 내던 측근 정치인들이 ‘최순실 게이트’ 이후 하나씩 박 대통령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다. 덕(德) 아닌 배제와 낙인이 주는 공포로 권위를 세워온 박 대통령 리더십의 피할 수 없는 말로이자, 권력을 나누려는 목적으로만 결집한 친박계의 예정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2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면서 ‘최순실씨와 함께 대기업으로부터 800억원을 강제 모금한 것이 박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냐’는 질문에 “검찰에서 모두 말씀 드리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앞서 안 전 수석은 검찰 수사를 준비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 등은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한 일”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박 대통령에게 법적 책임을 미루는 발언이다. 안 전 수석은 청와대 왕수석으로 불렸던 박 대통령의 측근 중 측근이다.

앞서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전날 국회 예결특위에 나와 “박 대통령 대면보고를 한 지 한 달이 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같은 날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재직한 11개월 동안 단 한 번도 대통령을 독대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대통령과 소통의 부족함을 느낀 적이 없다”고 수습에 나섰으나, 박 대통령이 이른바 ‘문고리 3인방’과 비선실세 최순실씨라는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있었음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정치인들이 잇따라 박 대통령과 거리 두기에 나선 데 대해 “덕(德)이 없는 박 대통령 리더십의 한계”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사람은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어 끝까지 내모는 공포정치 아래에서는 감언을 쏟아내며 심기보필을 하는 간신(奸臣)만 주변에 남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쏘는 레이저 광선에 쏘이면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말이 왜 나왔겠냐”며 “박 대통령이 자초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친박계 인사들의 잇단 거리두기에 대해서도 “정승 집 말 죽은 데는 문상을 가도 정승 죽은 데는 문상을 안 간다는 말이 있지 않냐”며 “친박계도 이제 제 갈 길을 찾을 때가 됐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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