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미얀마에 앞으로 5년간 8,000억엔(약 8조8,580억원)의 선물 보따리를 풀어놨다. 미얀마와의 협력을 강화해 아시아에서 패권을 확장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저녁 도쿄 영빈관에서 미얀마 최고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교장관과 회담한 자리에서 민간 부문의 지원을 포함해 인프라 정비 및 에너지 분야에서 이같이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수치 장관은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아베 총리는 “수치 장관과 손을 잡고 양국 관계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며 “미얀마가 자유, 민주주의, 인권 그리고 법의 지배라는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가치 아래 국가 건설을 진행 중인 것에 경의를 표한다”고 추켜 세웠다. 수치 장관은 “우리는 역사적인 새 페이지를 새기고 있고, 일본은 계속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함께 걸어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며 “일본의 지원은 새롭게 구축하는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화답했다.
일본의 미얀마에 대한 구애는 중국 견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에도 친중 성향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일본으로 초청해 “남중국해 문제는 국제법에 따라 해결돼야 한다”는 합의를 끌어내기도 했다. 미얀마로서는 중, 일 간 삼각 외교를 통해 실리를 챙길 수 있게 된다.
수치 장관은 민주화 운동 지도자로 활동하던 2013년 4월 이후 3년 6개월만에 일본을 방문한 것으로, 오는 5일까지 일본에 머물며 경제단체 대표들과 만날 예정이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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