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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최순실 부역자

입력
2016.11.0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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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역자의 사전 뜻풀이는 국가에 반역이 되는 일에 동조하거나 가담한 사람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전쟁 중 적군에 도움을 제공하고 협력한 사람들을 지칭한다. 역사적으로 2차 세계대전 후 프랑스에서 독일 나치 부역자 처벌이 가장 강력했다. 프랑스는 다른 어떤 부역자보다 언론인 등 지식인 부역자들을 더 엄하게 처벌했다. 우리나라에서 부역자 하면 일제 치하 친일부역자도 있지만 6ㆍ25 전쟁 중의 부역자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공산군 점령하 반동분자 처단, 수복 후 부역자 처벌 등 계급갈등과 피의 보복 기억이 아직 생생해서다.

▦ 연좌제와 레드 콤플렉스 탓에 부역자라는 용어는 아직까지도 우리사회에서 두려운 딱지로 통한다. 처단하거나 공동체에서 추방해야 할 대상으로 의미가 확장되기도 했다. 작금에는 ‘최순실 부역자’란 말이 강력한 규정력을 갖기 시작했다. 멀쩡한 나라를 졸지에 무속 또는 주술적 통치하에 놓이도록 방치하고 도운 인사들을 모조리 찾아내 처벌하거나 추방하라는 분노의 목소리다. 정치권과 종교계 언론계 등 도처에 최순실 부역자 추방론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은 ‘최순실 부역자 신고 센터’를 설치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정부 부처 및 산하기관에 숨어 있는 최순실 부역자들”색출을 위해서다. 원내대표단 전원이 24시간 비상대기하며 ‘상시 대기-즉시 대응’시스템을 운영한다고 한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인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당ㆍ정ㆍ청 곳곳에 ‘최순실 라인’과 ‘십상시’가 버젓이 살아 있다고 주장했다. KBS와 MBC YTN 등 일부 언론사에서도 최순실 게이트 보도에 소극적이었던 간부 사퇴 요구가 거세다. 언론계도 최순실 부역자 색출 바람에 휘말리고 있다.

▦ 종교계에서는 최순실씨 부친인‘최태민 부역자’자성론이 제기됐다. 최태민씨가 목사 행세를 하며 영향력을 떨치던 박정희 정권 시절에 그로부터 돈을 받았던 목회자들이 적지 않았다며 이들의 자성을 요구하는 것이다. 권력의 뒤편에 숨어 은밀하게 영향을 행사했던 최씨의 권력농단 실상과 여기에 협조했던 인사들을 낱낱이 밝혀내 응분의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분노의 홍수 속에 유행처럼 번지는 부역자 색출과 추방 물결에 지나침은 없는지 은근히 걱정도 된다.

이계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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