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독신 남녀 쇼핑하는 날
알리바바 등 대대적인 할인 행사
작년 매출 912억 위안 대목 부상
뷰티업계 아모레ㆍLG생건ㆍ애경
제품 리패키지ㆍ메이크업 시연회…
이마트 320품목 40억 매출 기대
11월11일 중국의 온라인 할인 판매 행사인 ‘광군제’가 국내 유통 업계에도 대목으로 부상했다. 숫자 1이 네 번 들어가 ‘독신자의 날’로 통하는 이날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 등은 파격적인 할인 행사들을 진행한다. 2009년 5,200만위안에 불과했던 광군제 매출은 지난해는 912억1,700만위안까지 치솟았다.
광군제를 앞두고 국내 유통업체들은 알리바바의 자회사 ‘티몰 글로벌’ 등을 통해 중국 소비자 모시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에 직접 진출하지 않은 국내 기업들도 티몰 글로벌을 통해 중국 광군제 행사에 참가할 수 있다. 중국 소비자들도 광군제를 해외 브랜드 상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있다.
광군제 특수의 선두 주자는 K-뷰티 열풍을 등에 업은 화장품업계다.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 ‘에뛰드하우스’는 지난해 광군제 하룻동안 눈썹 제품이 20만개 이상 판매됐다. 마스크팩 제품도 판매와 동시에 준비한 수량이 모두 품절됐다. 에뛰드하우스가 올해 이 두 제품을 하나로 묶어 내놓자 예약 주문 일주일 만에 티몰 내 메이크업 부문 판매 순위 1위에 올랐다. LG생활건강의 헤어 제품 브랜드 ‘리엔’의 ‘윤고’ 제품도 지난해 광군제 당시 18만여개가 팔려나갔다. 지난해 광군제 당일 한국 상품 주문 건수는 50만건을 기록, 이를 중국으로 실어 나를 전세 비행기만 3대가 떴다.
지난해 광군제 당시 2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마트도 올해는 목표를 40억원으로 잡았는데 이미 예약판매로만 20억원 매출을 올렸다. 이마트는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국내 화장품과 한방 헤어 제품, 가공식품, 여성위생용품, 생활가전 중심으로 지난해 3배 물량인 320여 품목을 준비했다. 현재 티몰 글로벌에는 600개가 넘는 국내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중국 내 파워 블로거인 왕홍(網紅·온라인 유명인사)을 통한 사전 홍보 행사도 한창이다. LG생활건강은 수 만 명의 웨이보(微博ㆍ중국판 페이스북)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는 왕훙 2명을 통해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큰 피부 관리법, 연말 메이크업 노하우 등을 공유하고 있다. 애경그룹도 지난 1일 왕훙 20명이 실시간 생중계로 제품을 소개하고 메이크업을 시연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 5월 왕훙 초청행사를 연 이후 화장품 브랜드 ‘에이지20’s’와 ‘루나’의 중국 내 매출은 각각 1,600%, 151% 성장했다. 애경 관계자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떠나 왕훙이 직접 판매에 나서고, 왕훙과 함께 드라마를 촬영하는 등 추가 아이디어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모바일에 익숙하고,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젊은 유커를 겨냥한 마케팅도 활발하다. 신라면세점은 모바일 앱에서 QR코드를 통한 상품 결제, 음성인식 검색, 인천공항 면세품 인도장 대기표 발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알리페이 간편결제시스템을 도입해 쇼핑 편리성도 높였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카드번호와 CVC번호 입력, SMS 문자 인증 등의 과정 없이 비밀번호로 간편히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며 “최근 면세점 주요 고객군으로 급부상한 젊은 ‘싼커’(개인 중국인 여행객)들을 잡기 위해서도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광군제(光棍節) 란‘광군’이란 원래 몽둥이를 가리켰지만 점차 ‘미혼 남성’으로 그 뜻이 확장됐다. 11월11일이 광군제가 된 것은 ‘1’의 형상이 외롭게 서 있는 독신자의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광군제엔 인터넷 쇼핑으로 외로움을 달래야 한다”며 중국 최대 할인행사로 변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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