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자타공인 ‘준비된 부총리‘다. 정통 경제 관료 출신으로 경제의 양축인 거시경제와 금융 업무 모두에 능통할 뿐 아니라 관료사회 안팎의 평판 또한 매우 좋다. 그가 언젠가 경제 사령탑 자리에 오를 거라는 데 이의를 단 사람은 많지 않다.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한 임 후보자는 전라남도 보성 출신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옛 재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그는 엘리트 관료 코스를 차근차근 밟아왔다. 금융·경제정책의 핵심 보직인 금융정책과장과 종합정책과장을 연달아 맡았고, 이어 국장급 보직에서도 금융정책심의관에 이어 경제정책국장을 지냈다.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등 대형 경제위기 때마다 수습을 위한 대책 실무를 맡아 정부 내에서 구조조정 경험이 가장 많은 것으로 꼽힌다.
정책조정 능력을 인정받아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비서관을 지낸 데 이어 2010년엔 ‘기수 파괴’라는 평가를 받으며 기재부 1차관에 승진했고, 2011년부터 2년간 장관급인 국무총리실 국무총리실장을 지냈다. 2013년 6월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처음으로 민간에 몸을 담았는데, 그가 자리를 맡은 1년 8개월여간 “어수선했던 농협금융을 확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3월 다시 금융위원장으로 발탁된 그는 금융개혁, 가계부채, 기업 구조조정 대책 등 경제부처 전체를 아우르는 굵직한 정책들을 전면에서 이끌어왔다. 특히 궂은 일을 마다 않고 전면에 나서 사실상 경제팀의 중심이라는 평까지 나올 정도였다.
선후배 사이에서 그를 둘러싼 험담을 듣기 어려울 만큼 성품이 온화하고 합리적 리더십을 갖췄다. 기획재정부에선 ‘닮고 싶은 상사’에 세 차례나 뽑히기도 했다. 다만 본인이 직접 나서서 업무를 세밀하게 챙기는 탓에 후배들의 업무 부담은 적지 않다는 평이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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