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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과 연관” 박근혜표 사업 줄줄이 표류

입력
2016.11.02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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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과 거래 의심받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규제프리존법이 대표적

노동개혁도 동력 약화 전망

차은택 문화사업은 올스톱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정책은 추진 동력을 상실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은 대통령과의 거리두기를 시작했다.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은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경제정책이 표류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2017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하는 박근혜 대통령.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정책은 추진 동력을 상실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은 대통령과의 거리두기를 시작했다.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은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경제정책이 표류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2017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하는 박근혜 대통령. <한국일보 자료사진>

1일 오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주최로 열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공청회장. 24명의 기재위원 중 참석자는 여야 통틀어 6, 7명에 불과했다. 그마저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발언 순서가 끝난 뒤에 자리를 떴다. 이 법은 지난 1월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민생 구하기 입법 촉구 운동본부’가 발족되자 직접 서명 운동까지 벌이면서 처리를 촉구한 핵심 법안이다. 공청회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의 동력이 급격히 식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라고 말했다.

민간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는 정권 후반부 레임덕과 상승 작용을 하며 ‘박근혜표 경제정책’을 집어 삼키는 모습이다. 특히 일부 정책은 ‘최순실 정책’으로 낙인 찍혀 어느 누구도 추진할 생각을 못하는 처지다.

규제프리존법이라 불리는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도 상황은 비슷하다. 박 대통령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더불어 이 법안의 추진에 힘을 실었지만, 최순실씨가 실 소유주로 의심되는 미르ㆍK스포츠 재단과의 연관성이 대두되면서 추진 배경이 의심받는 상황이다. 시민단체는 작년 말과 올해 초 전경련이 미르ㆍK스포츠 재단에 집중적으로 돈을 걷을 때 전경련이 두 법의 처리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두 법을 ‘재벌 특혜법ㆍ최순실법’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정부나 국회 모두 힘을 실어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4대 개혁 중 하나로 밀어붙였던 노동개혁 역시 동력이 급격히 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의 관심이 가장 컸던 문화융성사업은 대부분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최씨가 문화 분야 정책의 전반적인 틀을 만든데다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차은택씨가 깊숙이 개입됐다는 폭로가 나왔기 때문이다. 최씨가 기획했다는 ‘문화융합을 위한 아카데미와 공연장 설립’, ‘한식 사업’ 등은 실제 진행돼 수백억원의 혈세가 투입됐다. 차씨가 추진한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에는 박 대통령이 직접 지지를 보내면서 내년 2,700억원에 달하는 예산까지 배정됐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씨와 차씨가 기획ㆍ추진한 이 사업들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특히 청년희망펀드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로 추진되는 박 대통령의 대표적인 경제정책인 ‘창조경제’ 역시 근근이 명맥만 유지하다 정권 교체 시 사라질 운명이라는 게 중론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정치권의 협조와 국민의 신뢰를 기대할 수 없어 어떤 경제정책도 진행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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