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K. 명칭이 엉뚱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6월 영국 국민투표에서 EU 탈퇴가 결정된 뒤 새 내각이 들어섰다. May 총리를 비롯하여 다수의 장관들이 ‘Brexit doesn’t mean Brexit’라는 말을 하면서 불거진 혼란이다. Brexit이라는 용어는 Britain Exit의 약어다. 전체 영국에서 일부 지역인 Britain만을 의미하기 때문에 EU 관련 경제협약에서 영국이 완전히 철수하거나 제외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영국의 다양한 명칭은 혼란을 야기한다. 줄여서 말하는 U.K.는 United Kingdom의 약칭이고, 공식 명칭은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다. 따라서 England, Wales, Scotland, Northern Ireland는 U.K.의 일부가 된다. United Kingdom은 1801년에 채택되었는데 그 과정을 보면 맨 처음의 England에 Wales가 추가되고 이어서 Scotland, 그 다음엔 Ireland 전체가 추가되었다. 그러다 Southern Ireland가 이탈해 Northern Ireland만 남게 되었고, 이것이 오늘날의 U.K.가 되었다.
Great Britain은 줄여서 Britain이라고도 부르는데, Britain은 국가명이 아니라 England, Scotland, Wales를 포함하는 영국의 가장 큰 국토의 일부다. Great가 붙는 이유는 이웃나라 프랑스에 Brittany가 있기 때문에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다. James 1세가 그 당시의 England와 Wales 일부 섬만을 포함하던 Roman Britain의 왕이 아니라 영국 전체의 왕이라는 뜻에서 Great Britain 명칭을 사용한 것도 한 이유다.
England는 Scotland나 Wales처럼 나라 이름으로도 쓰이는데 그렇다고 법적인 호칭이나 국가 호칭은 아니다. 섬나라 영국의 전체 국토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며, 지도를 놓고 보면 하단 서부의 일부를 제외한 중간 이남 부분이다. 면적이나 인구수에서 단연 최대일 뿐 아니라 England 지역의 수도 London이 UK의 수도이기도 하다. England를 영국이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 이해는 되지만 정확한 명칭은 아닌 것이다. ‘The British Isles’(영국제도)가 유럽 대륙과 영국 사이에 위치한 6,000 여개 섬 전체를 총칭하므로 가장 포괄적 용어다. U.K.지역뿐만 아니라 Ireland 전 지역까지 여기 포함된다.
하지만 영국은 2012년 London 올림픽 때 Team GB 명칭을 사용했다. 이는 Northern Ireland가 올림픽에 빠졌기 때문이다. 물론 영국의 주권 국가로서의 명칭 UK가 있고 구어체나 일상에서는 England라는 명칭이 이를 대신할 때가 있다. 이는 우리 헌법에서 정하는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이라는 공식 명칭이 있음에도 South Korea가 비공식적으로 대한민국으로 통하는 것과 비슷하다.
지난 7월 이후 영국 총리뿐 아니라 Greg Clark 기업ㆍ에너지부 장관도 “UK는 여전히 EU 관세와 경제협약에 남아야 한다”고 말해 문제가 되었다. 하지만 영국 국민투표(referendum) 질문은 ‘Should the United Kingdom remain a member of the European Union?’이었다. 이제 와서 Brexit의 진짜 의미 타령을 하는 것은 참 생뚱맞은 일이다.
영어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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