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 조카 주도 스포츠센터서 전무 맡은 이규혁 “억울하다”
“증거 없애라는 전화 받아 의혹도
정아름도 차은택과 선긋기
비선실세 최순실(60)씨의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 전국민적 비난이 들끓으면서 이 사건에 간접적으로 관련된 인사들이 선긋기에 나서며 폭로와 해명이 잇따르고 있다.
최씨의 조카 장시호(37)씨가 영향력을 행사해 만들어졌다고 알려진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전무이사를 맡고 있는 빙상 국가대표 출신 이규혁(38)씨는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씨는 1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당연히 지원받을 수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했다”며 센터의 뒷배경을 의심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장씨가 스키선수인 아들을 센터 영재로 선발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일 없다. 유진(장씨의 개명 전 이름)이 아들은 스키선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주일 전만 해도 장씨와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해명했던 것과 달리 이씨는 장씨의 중학교 선배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보름 전쯤 장씨가 이씨에게 전화해 관련 증거를 다 없애라. 페이스북 사진들을 다 지워달라는 지시 내지는 요청을 했다고 (이씨에게) 들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이씨는“할 말이 없다. 전화를 받은 걸로 할 말은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늘품체조’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던 미스코리아 출신 헬스트레이너 정아름(35)씨도 최근 인터넷 블로그에 “문체부에서 내가 제안한 것으로 말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지난해 4월 김종덕(59) 문체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늘품체조를 만든 것은) 정씨가 먼저 접촉해 온 것이지 우리가 먼저 한 건 아니다”고 밝힌 것과는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정씨는 늘품체조를 비롯한 수많은 문체부 사업에 개입한 것으로 지목된 차은택(47)씨와의 친분에 대해서도 “몇 년 전부터 인사 정도 하는 사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연예계 관계자들은 “차씨와 정씨가 골프를 같이 치러 다니는 모습을 봤다”며 그보다는 가까운 사이라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이 밖에 차씨와 평소 친분이 깊었다는 개그맨 A씨 등 연예계 관계자들도 혹시라도 번질 불길에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김성환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한소범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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