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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의 꽃은 오페라? 내공 보려면 가곡 들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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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의 꽃은 오페라? 내공 보려면 가곡 들어야죠”

입력
2016.11.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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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국내 첫 독주회를 여는 소프라노 홍혜란. 올해 1년간 한예종 객원교수를 맡아 한국에 머문 그는 내년이면 독일, 미국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8일 국내 첫 독주회를 여는 소프라노 홍혜란. 올해 1년간 한예종 객원교수를 맡아 한국에 머문 그는 내년이면 독일, 미국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한국예술종합학교, 미국 줄리어드 음악원 졸업. 2011년 “경험 삼아” 첫 출전한 퀸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에서 아시아인 최초 우승. 성공코스를 착실하게 밟은 소프라노 홍혜란(35)은 이제 막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한 전차 같다. 국내 오페라 주역과 인터뷰가 물밀듯 들어왔던 2011년 우승 직후, 그는 미국으로 돌아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단역과 주역 커버(출연 예정자가 못 나올 경우 대신 출연하는 사람)를 맡았다. 이유는 “자만심이 들까 봐.” 그렇게 5년을 갈고닦아 올해 초 모교인 한국예술종합학교 객원교수를 맡았고 올 봄 서울시오페라단의 ‘사랑의 묘약’으로 화려하게 국내 데뷔했다.

그에게 프로 성악가로 딱 한 가지 관문이 남았는데, 바로 자신의 목소리로만 무대를 장악하는 독창회다. 8일 그 마지막 관문을 넘는다.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여는 ‘가곡의 밤’에서 그는 영국 출신의 피아니스트 찰스 스펜서와 함께 바로크시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노래를 선보인다. 1일 서울 정동에서 만난 홍혜란은 “앉아서 연습하는데, 먹어도 먹어도 살이 빠진다”며 고충을 설명했다.

“오페라 연습이 몸은 더 힘든데 마음은 편해요. 연출, 연주, 다른 성악가랑 아이디어도 공유하고, 그들 요구에 맞춰주는 부분이 있거든요. 독주회는 혼자 곡을 정하고 제 스타일로 (노래를)소화해야 하니까 자유롭지만 책임감도 크죠.”

소프라노 홍혜란.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소프라노 홍혜란.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유년시절 음악교사였던 ‘친구 엄마’가 홍혜란을 눈여겨봤고 홍씨는 그 ‘친구’와 함께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라디오방송에 출연하며 대전시립 소년소녀합창단으로도 활동했다. 성악을 전문적으로 배운 건 6학년 때부터. 이 시기 자아 정체성을 “노래하는 사람”이라고 확립했건만 그녀의 부모는 “대학원 졸업할 때까지 ‘힘들면 돌아오라’”고 타일렀고 그런 부모가 야속해 “유학 후 5년간 한국을 찾지 않았”을 정도로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 영하 2도로 뚝 떨어진 가을 아침에 목도리 두 개를 감고 카페로 들어온 그는 첫 눈에도 ‘목쓰는 걸 직업으로 삼는’ 사람처럼 보였는데, 이런 자기 관리도 미국 생활에서 익혔다. “가리는 게 많아요. 위장이 약해서 커피 안 마시고 저녁 7시 이후에는 잘 먹지 않죠. 뜨겁거나 매운 음식은 당연히 피하고요. 에어컨 바람도 당연히 싫어하는데 한국에서 활동하니 피하기가 쉽진 않네요.”

독주회 곡목에 이런 성격이 묻어난다. 헨델의 ‘나의 운명에 울리라’, 모차르트의 ‘고요함은 미소 짓고’ 같은 바로크 시대 가곡부터 현대음악가 프란시스 풀랑크(1876~1948)의 ‘아이들을 위한 4개의 곡’까지 청아하면서도 높은 기교가 필요한 노래들을 선보인다. 주특기인 낭만시대 가곡은 다음을 위해 아껴뒀단다. “2부는 최근 성악계 흐름을 알 수 있는 곡들인데 부르는 사람은 까다롭지만 듣기는 편한 곡들이죠. ‘아이들을 위한 4개의 곡’은 ‘프랑스어 랩’이 속사포처럼 나와요. 연습하면서도 ‘괜히 골랐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힘들지만 꼭 들려드리고 싶은 곡이죠. 피아니스트가 워낙 가곡 반주로 유명해서 가능한 곡이기도 해요.”

한데 함께 라디오에 출연하며 합창단으로 활동했던 친구는 어떻게 됐을까. 같은 모교에 출강하는 바이올리니스트 변지혜씨는 이번 독창회에 깜짝 게스트로 출연할 예정이다. (02)2183-1290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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