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서울시봉사상 대상 조원숙씨
10년째 병원서 목욕봉사
“좋은 분들 함께 하니 세월이 훌쩍”
오늘 서울시 신청사에서 시상식
10년 동안 질병으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내 부모처럼 돌봐온 이가 있다. 서울 서북병원의 목욕봉사자 조원숙(57)씨가 그 주인공이다. 조씨가 정성과 사랑으로 돌보고 있는 환자들은 치매, 뇌졸중, 결핵 후유증 등의 질병으로 거동이 불편하거나 보호자가 없는 환자들이다.
올해 28회째를 맞는 ‘2016 서울시 봉사상’ 대상을 수상한 조씨는 1일 “그 동안의 봉사활동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저의 작은 정성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도 기쁜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믿어지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씨가 활동하고 있는 서북병원은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서울시 산하 병원이다. 갈 곳 없고 몸이 아픈 환자들은 대부분 전염병과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어르신들이다. 서북병원 관계자는 “무연고의 고령 환자가 많아서 모든 일상을 자원봉사자에게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경우는 항상 긴장해야 하고 목욕을 시킬 때도 두세 명이 함께 해야 할 정도로 육체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자원하는 봉사자들이 많지 않다”고 전했다.
현재 이 병원에서 목욕봉사를 하고 있는 활동가는 조씨를 포함해 총 15명. 그 중에서도 병원과 가장 오래 연을 맺은 조씨는 임종이 가까운 환자들의 목욕을 책임지고 있다. 1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조씨의 손을 거쳐간 환자는 모두 4,530명. 횟수로는 572회, 시간은 총 3,100시간에 이른다.
모두가 기피하는 목욕봉사를 계기로 나눔에 눈떴다는 조씨는 “어느새 10년 넘게 하고 있지만 좋은 분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할 수 있어 세월이 이렇게 지난 것도 몰랐다”면서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내 손길을 기다리는 환자들을 도우며 살고 싶다”고 전했다.
2016 서울시봉사상은 서울시와 한국일보가 공동 주관해 1989년부터 시상하고 있는 서울시민대상 중 봉사부문을 2007년부터 분리해 매년 수여하고 있다. 서울시 봉사상은 지난 5월 19일부터 8월 18일까지 자치구와 시민단체, 시민들로부터 총 58건(개인 40건, 단체 18건)을 추천ㆍ접수받아 사전 공적 검증과 온라인 시민투표, 언론인ㆍ교수ㆍ법조인 등 13명의 다양한 인사로 구성된 공적심사위원회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했다.
강태웅 시 행정국장은 “대부분의 봉사상 수상자들은 오랜 기간 조용한 봉사와 나눔을 실천한 서울시의 숨은 영웅”이라며 “이번 봉사상 시상이 나눌수록 행복은 곱하기가 된다는 봉사의 참된 정신을 우리 사회에 널리 퍼뜨리는 불씨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2일 오전 10시 서울시 신청사 8층 다목적홀에서 열리며, 박원순 서울시장과 한국일보 이준희 사장, 21명의 수상자와 가족이 참석한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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