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미르ㆍK재단 모금 진술 확보
안종범 전 수석 2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검찰 “아직 조사할 내용 많다”
긴급체포 최순실 2일 영장 청구
차은택 광고회사 3곳 압수수색
中서 귀국 종용해 곧 조사할 듯

최순실(60ㆍ최서원으로 개명)씨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의 칼끝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향했다. 미르ㆍK스포츠재단의 모금에 안 전 수석의 압력이 있었다는 진술이 속속 확보되면서 정권 차원의 기획ㆍ지시 여부가 규명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2일 오후 안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1일 밝혔다. 청와대 ‘왕수석’으로 불렸던 안 전 수석은 800억원대 기금으로 세워진 미르ㆍK스포츠재단의 설립 과정에서 대기업들을 상대로 사실상 강요해 기금을 모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검찰은 미르ㆍK스포츠 설립 경위와 모금 과정에 집중, 모금에 참여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및 대기업 관계자, 두 재단 관계자 등을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이미 미르ㆍK스포츠에 45억원을 출연한 롯데그룹에 추가로 70억원을 내도록 최씨 측과 안 전 수석이 사실상 강요했다는 진술을 롯데 측으로부터 확보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을 추궁해 재단 설립 및 모금에 안 전 수석이 관여했다는 진술도 받아냈다고 한다. 정현식 전 K스포츠 사무총장 역시 안 전 수석과 최씨의 지시를 받아 SK에 80억원을 요구했다고 언론에 폭로했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을 불러 의혹 전반은 물론, 최씨가 관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캐물을 예정이다.
전날 최씨를 긴급체포한 검찰은 이날 최씨를 상대로 두 재단 관련 의혹을 조사한 데 이어 밤부터 청와대 내부 문건 유출 의혹에 대해서 추궁했다. 검찰은 체포 시한이 끝나는 2일 최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조사할 내용이 많다”며 “최씨가 대체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해외도피 중인 광고감독 차은택(47)씨도 귀국을 종용해 조만간 조사할 방침이다. 현 정부 ‘문화계의 황태자’로 불리는 차씨는 미르재단의 기획자로 지목됐고, 최씨와 관련된 각종 이권ㆍ인사 개입설이 줄지어 나오고 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차씨가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파악했으며, 중국에서 귀국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전날 대기업과 공공기관으로부터 광고를 쓸어담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차씨의 광고기획사 아프리카픽쳐스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
수사본부는 최씨의 청와대 출입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할지 검토 중이다. 최씨가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검문ㆍ검색을 받지 않은 채 청와대를 수시로 드나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중점적 수사 사항은 아니지만 (수사 여부를)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측은 “검찰 수사 중이니 지켜보자”며 검찰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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