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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ㆍ훙슈주 ‘국공 수뇌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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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ㆍ훙슈주 ‘국공 수뇌회담’

입력
2016.11.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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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배제 방침 더 분명하게

친중 성향 국민당 대화 파트너로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훙슈주 대만 국민당 주석이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국공 수뇌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타이완망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훙슈주 대만 국민당 주석이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국공 수뇌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타이완망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일 훙슈주(洪秀柱) 대만 국민당 주석과 국공(國共ㆍ국민당과 공산당) 수뇌회담을 가졌다. 친중 성향인 국민당을 대화 파트너로 삼음으로써 독립 성향의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배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훙 주석과 만나 양안(兩岸ㆍ중국과 대만)관계 발전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두 사람은 ‘92공식’(‘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1992년 합의)에 따라 양측이 적극 협력키로 했고, 시 주석은 차이 총통을 겨냥해 “최대 위협인 대만독립을 저지할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시 주석은 이어 “대만 독립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최대 위협이며 대만 동포들에게 심각한 화근을 가져다 줄 뿐”이라고 말했다.

훙 주석은 전날 난징(南京)을 찾아 중국과 대만 모두에서 국부로 추앙받는 쑨원(孫文) 묘를 참배했다. 이 자리에서 훙 주석은 “양안 정부 사이에 공식적인 소통이 없는 상황이지만 우리 당은 양안관계 증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아무리 어려운 난관이 있어도 양안 간 교류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일 양안 평화ㆍ발전을 주제로 한 제11차 국공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차이 총통 취임 이후 사실상 양안 간 대화가 단절된 상태에서 중국 당국이 대만 야당을 대화 파트너로 삼은 건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만 내에서 중국인 관광객 급감과 중국 기업들의 투자 감소가 정치ㆍ사회문제가 되고 있고 국민당은 줄곧 92공식 인정을 통한 양안관계 회복을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2006년부터 시작된 국공포럼은 대체로 정협 주석이 관장해왔다는 점에서 시진핑-훙슈주 면담 성사 자체에도 정치적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이는 중국이 92공식을 인정하지 않는 차이 총통을 배제하겠다는 정치적 선언인 동시에 경제협력의 지렛대를 활용해 대만의 정국 주도권을 국민당에게 돌리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국공포럼은 양안 간 경협 정상화 방안에 대한 논의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국은 지난 8월 대만 내 국민당 계열 지방자치단체장 8명을 선별 초청해 경협 확대를 약속하는 등 차이 총통과 민진당을 압박해왔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의 포위전략에 맞서고 있는 중국 입장에선 대만ㆍ홍콩의 독립 움직임이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 중 하나”라며 “시 주석이 훙 주석과의 면담에 응한 것은 차이 총통을 향한 가장 높은 수위의 압박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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